네게브 광야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인 아라드
아라드는 광야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가데스 바네아(Kadesh Barnea)에서 헤브론(Hebron)으로 열두 정탐꾼을 보낸 사건 후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으로 올라온다. 광야를 남에서 북으로 올라오면서 적다운 적을 만나보지 못한 이스라엘은 드디어 가나안에서 강력한 남부 도시국가였던 아라드를 만나게 된다(민21:1~3). 그리고 가나안에서의 첫 전투에서 패한 이스라엘은 결국 광야를 가로지르는 코스에서 멀리 홍해 쪽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차지한 이후에는 겐 족속이 유다 족속과 함께 살았고(삿1:16~17), 사울이 아말렉을 치기 전에 겐 족속이 피신케 한 곳이기도 하다(삼상15:1~6). 남북왕국 시대에는 웃시야 왕의 농업정책 실시지역(대하 26:1~10)이었으며 요시아 왕의 종교개혁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대하 34:1~7). 남왕국 유다가 망하면서 에돔 사람들이 이곳에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아라드는 이스라엘의 남부 도시로, 면적은 93.14㎢, 인구는 23,400명(2009년 기준)이다.
네게브 사막과 유대 사막의 경계 지대에 위치하며 사해에서 서쪽으로 25km, 브엘세바에서 동쪽으로 45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천식 환자에게 좋은 맑고 깨끗한 공기로 유명하다. 북동으로 광야 길을 한 15km쯤 올라가면 마사다 요새의 서쪽으로 올라가는 광장에 도착한다.
네게브 광야의 주요 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아라드는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가 이스라엘이 건국 된 후 1960년에 개발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대 도시 아라드는 광야의 오아시스처럼 아름답다. 구약시대에 번성하였던 아라드는 현대 도시에서 서쪽으로 4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575m가 되는 아라드 현대 도시는 고독한 광야의 도시이지만 도시 안에 들어 가보면 광야인 것을 느낄 수 없도록 잘 가꾸어 놓았다. 한국 사람들이 이집트를 거쳐 오는 타바 코스로 오는 경우, 십중팔구는 아라드에서 숙박한다. 보통 타바에서 아라바 광야를 거쳐 북상하면 아라드까지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아라드에 숙박하는 이유는 첫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스라엘 순례를 3박 4일이나 4박 5일 잡아온 팀은 대다수 이곳에서 숙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비용 문제 때문인데 홍해나 사해 지역은 숙박료가 높기 때문에 여행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아라드에서의 숙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집트 시내산은 보통 새벽 1시쯤 올라가기 때문에 사람들은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따라서 시내산에서 내려와 타바를 거쳐 이스라엘에 입국하면 홍해에서 쉼을 갖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정이 촉박하면 사해까지 올라와 사해에서 온천욕과 더불어 쉼을 가져도 좋다.
그러나 여행비가 저렴한 경우, 여행사에서는 비용에 맞춰 숙박지를 정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현지 여행사로서도 사람들을 홍해나 사해로 안내하기 힘들다. 한국에서부터 여행비를 제대로 지불하고 오면 좋지만, 가격 경쟁이 심하다 보니 손님들에게 요금을 제대로 제시할 수가 없는 것이 문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순례객들은 일단 가격이 저렴한 여행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불편함은 순례객들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호텔 수준도 모르기에 그저 감사함밖에 없겠지만 시내산의 피로가 계속 따라다니는 줄은 잘 모른다. 아라드에서 자고 나오는 순례객들은 아라드에서는 단순히 숙박만 하는 일정이기 때문에 아라드 주변이나 성경의 역사적 배경이 되는 광야의 현장을 둘러볼 시간이 없다. 미국에서 오는 경우는 일정도 넉넉하고 가격도 좋아서 홍해나 사해에서 숙박한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아라드에서도 숙박한다.
어쨌든 아라드는 광야를 좀 더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니 아라드에 숙박하게 된다면 저녁 식사 후 호텔에 비치된 담요 한 장을 들고 광야로 나가 보라. 별빛이 쏟아지는 광야에서 주님과 나만의 은밀한 시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996년 여름에 필자는 서울 동은교회 담임목사 및 성도들과 함께 아라드 광야에서 기도하다 은혜를 받고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기도했던 청년들도 은혜를 받고 힘써 주의 일을 하는 아름다운 일꾼들이 되었다. 오늘 밤에도 혹시 아라드에 숙박하게 되었다면 광야로 꼭 나가 보기 바란다. 혹시 시간이 맞게 되면 서쪽으로 지는 일몰의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도 있고 이른 아침에는 사해 쪽에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아침에 마사다 뒤편으로 돌아가 버스에서 내려 마사다(Masada)를 등산하는 것도 좋다. 시내산의 피로가 확 풀릴 것이다. 시내산을 다녀온 사람들은 마사다 등정이 아무 것도 아니라며 힘차게 오르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 경사로를 통해 오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 경사로는 AD 70~73년 사이에 로마 군인들이 마사다를 정복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쌓아놓은 언덕이기 때문이다. 걷다 보면 그때 쌓기 위해 사용했던 나무들이 흙 속에 묻혀 있는 모습들도 볼 수 있다.
아라드 주변에는 현대 도시 디모나(Dimona)가 있고, 좀 멀찍이에는 브엘세바(Beersheba)가 서남쪽으로 있으며, 남쪽으로는 미쯔베 라몬(mitzvah Ramon)이라는 광야 도시가 있다. 이스라엘 초대 수상이었던 벤구리온의 무덤이 있는 키부츠(kibbutz) 이스라엘 집단농장도 이 주변에 있다.
고대 도시의 흔적으로는 멀리 남쪽부터 가데스 바네아(Kadesh Barnea), 마크데시 라몬, 아브닷트(Avdat, AD 1세기 나바티안 제국 시대 사용했던 도시로 AD4~6세기 교회의 유적이 있다)가 있고, 아브닷트 주변에는 에인 아브닷이 있다. 에인 아브닷은 마치 그랜드 캐년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계곡으로 계곡 사이에 물이 흐른다. 아브닷에서 북쪽으로는 맘쉬트라는 고대유적지가 있으며 서쪽으로 가면 이집트 국경 가까이에는 쉬브타 라는 고대 도시 유적도 있다.
2004년 유월절쯤에 몇 명의 한국인들과 이집트 국경 쪽 광야를 탐사한 경험이 있는데 이스라엘에서 주장하는 시내산이라는 곳과 모세와 아말렉이 싸웠다는 곳을 다녀왔다. 힘든 길이었지만 고대 이스라엘 백성의 행로를 더듬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아라드를 중심으로 한 고대도시의 탐사와 광야 체험 등은 성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순례객들이 광야 길을 한 시간쯤 걸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만나와 메추라기의 기적이 어떻게 일어났을까?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어떻게 생겨 활동하다 어떻게 사라졌을까? 40년간 의복과 신이 헤지지 않았다고 했는데 과연 그러한 상태는 어떤 상태였을까? 과연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만 먹고 살았단 말인가?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나타나야 되는 곳이 아라드이며 주변지역인 것이다.
지금도 광야는 여전하다. 출애굽 당시 3,500년 전이나 별반 생태계는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시절을 이해할 수 없도록 생활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구약성경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아라드와 주변지역을 둘러보면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광야(Wilderness)를 지칭하는 히브리어 단어 '미드바르'를 다시 생각해 본다. 히브리어 '바'는 무엇, 무엇 안에서라는 뜻이고, '미'는 어디서부터란 뜻이고 '다바르'는 말씀이라는 뜻이다. 결국 광야에서 우리가 찾아야 될 해답은 하나님에게서 모든 것이 왔다는 것이다. 하나님 안에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이다. 사방을 둘러 보니 오직 광야 밖에 없는데 어디서 만나나 메추라기,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왔다는 말인가? 오직 하늘의 하나님에게서 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