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정치 이야기가 금기시되고 있다. 강단에서도 그렇고 성도들의 교제 속에서도 그렇다. 정치는 우리 삶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고, 특히 민주 사회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에 뗄 수가 없는 일임에도, 아예 침묵하거나 도외시한다.
아이들한테 정치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이해되는 것은 목회자가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정치적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치 이야기를 하면 싸우기부터 먼저 한다.
어떤 사람들은 강단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데 매우 '극보수 꼴통'인 것을 볼 수 있다. 정권에 붙어 그들의 비위를 맞추고 그들을 축복하며, 자국민을 학살한 이에게도 축복을 하는 경우가 그렇다.
또 다른 이들은 정치에 대하여 완전히 침묵한다. 관심이 없다고 할까? 아니면 그것이 안전보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무튼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그 이유로 정교분리 원칙을 이야기 한다. 정치 이야기를 하면 세속적이라고 생각하고 경건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정치는 남의 일이다. 전혀 이야기하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다. 그것이 마치 옳은 것처럼,
◈성경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정치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하게 말하고 있고 일상적이다. 예수님도 정치에 대해, 악을 행하는 지도자와 종교지도자들을 향해 추상 같은 호령을 하고 있다. 세례요한도 정치 지도자를 향해 바른 말을 하다가 목이 잘렸다. 죄 없는 예수께서는 정치적으로 십자가에 처형을 당하게 되는 것을 안다.
바울도 정치에 대하여 여러 곳에서 말하고 있다.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라 권하기도 하고, 악에 대항해 싸우라고 말하기도 한다. 영적인 것뿐 아니라 세상의 악과 대항하여 바르게 세워 나가도록 권하는 것이다.
구약 선지자들의 외침은 어떠한가? 매우 강경한 어조로 정치권을 향해, 지도자들을 향해 외치고 있다. "공의를 물 같이 정의를 하수 같이 흘릴지어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는 이에 대해 침묵하라고 가르치고, 오히려 정치에 대하여 터부시하는 경향까지 보인다.
정치는 우리 삶에서 너무나 밀접하다. 정치인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함으로써, 국민들의 삶은 매우 피폐해지고 역사는 왜곡되며, 악과 거짓을 일삼게 된다. 부정부패가 만연해지고, 빈부격차는 더욱 더 심화돼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양극화를 낳게 되는 것은 정치의 결과물이다.
이런데도 성경이 말하는 바른 정치를 설교하지 않는다. 성경을 통하여 세상을 보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성경을 너무나 편협하게 보는 것이다. 정치는 그들만의 일인가? 왜, 우리나라와 민족과 후세들의 미래를 한두 명의 어리석고 거짓된 지도자들에게 맡겨서 망칠 것인가? 그러한 것을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 아닌가?
◈실상을 바르게 분석하고 사실을 공평하게 전해야 한다
개인의 의견이나 생각, 판단은 교육 환경이나 배움의 수준에 의해 다 다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너무 극단으로 갈린다. 실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근거를 가지고 있어도 판단을 다르게 적용하면 또한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이기적이 아닌 공평하고 정직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신앙은 세상 속에서, 삶의 현장을 이해하고 분별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 열심이고, 인정받고, 교회 안에서 힘을 가지고, 교회 안에서만 뜨겁게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를 이루는 일과는 상관 없는, 지극히 편협적인 종교인들의 일일 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우리가 구원과 선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세상은 온갖 술수를 부리면서 착취하고 타락하고 인권을 유린한다. 이러한 실상을 바로 볼 줄 알아야 하고 대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정치인들은 너무나 술수를 많이 쓰고, 권력과 명예와 돈을 움켜쥐기 위해 밤새도록 모의한다. 그래서 바로 배우고 실상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바른 것을 깨달아 진실을 말하고 정직을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가르치고 말하여야 한다.
목사가 세상을 향하여, 정치를 향하여 바른 소리를 내지 못하면 그것은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고, 또한 그들의 악행과 거짓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바르게 가르쳐 세상을 향하여 진리를 외치고, 정의를 노래하고, 공평을 논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일이 아닌가?
세상에는 흑백논리만 있는 것이 아님도 가르쳐야 한다.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다른 입장에 대해 화부터 내거나 큰소리부터 먼저 치기 십상이다. 넓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교육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교회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일 것이다.
이것이 구원받은 자들의 세상을 향한 도전이 아닐까? 어제나 오늘이나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것보다 사회 국가의 현실을 외면하고 너무 은혜만 이야기하고 축복만 구걸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하는 이야기이다.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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