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므롯은 대홍수 이후에 나타난 사냥꾼입니다. 당시의 사냥꾼은 식량을 공급하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큰 속도로 번성하는 짐승을 식량으로 잡아서 공급하고 가죽을 제공하는 그는 어렵지 않게 부유한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큰 동물 앞에서의 용맹함과 사냥의 수완은 그를 더욱 강력한 사람으로 만들어갔습니다. 그가 단순히 사냥꾼만이 아니라 용사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니므롯이 세상의 첫 용사라고 하였으니 그는 강한 군인이자 정복자가 되었습니다. 홍수가 끝나고 인류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 시날 땅에서 번성하여 갔습니다. 사람들은 도시문명을 이루면서 유럽과 아프리카를 향하여 흩어져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때에 함의 첫아들, 구스의 후손인 니므롯은 일약 두각을 나타낸 사람으로 족보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창세기 10장 전체에서 셈과 함과 야벳의 후손으로 기록된 70명 중에서 가장 주목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니므롯입니다. 그는 짐승을 잡는 일에서 사람을 살상하는데 능숙한 특이한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니므롯은 그 유명한 홍수 이후의 최초의 국가, 바벨론을 건설한 사람입니다. 느부갓네살 왕이 신바벨론의 건설자라면, 니므롯은 고 바벨론, 즉 지상에 있었던 최초의 나라를 건설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니므롯은 모든 국가의 원조입니다. 당시의 중원지방을 정복한 영웅입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주변의 도시국가를 정복하면서, 중앙집권적인 나라를 다스리는 영웅이자 정복군주가 된 것입니다. 성경은 그의 나라가 시날 땅의 바벨, 에렉, 악갓과 갈레에서 시작하여, 서쪽 상류지방으로 나아가 니느웨와 르호보딜과 갈라를 건설하고 레센이라는 큰 성읍을 건설하였다고 말합니다.
니므롯의 강력한 권세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니므롯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유보하고 있습니다. 일반 역사에 나오는 강력한 군주 케사르나 나폴레옹을 높이 평가할 사람이 혹 있는지 모르나, 성경의 정신은 그들이 적그리스도의 표상이라고 평가합니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전쟁을 일으켜 타국을 침범하고 정복하면서 인간을 학살하고 억압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성품인 사랑과 공의와는 너무 동떨어진 사역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정치권력(political power)을 모두 정죄하지 않습니다. 방어적 권력(defensive power)은 필요합니다. 악으로부터 자신과 이웃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권력이 강대하여 이웃을 파괴하고 다른 민족을 침범하는 것은 악입니다. 특이한 사냥꾼 니므롯은 식량공급자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이웃 도시국가를 침략하여 나라를 확장하는 인간 사냥꾼이 되었고, 결국 그는 하나님을 대항하여 바벨탑을 만드는 공격적 권력(offensive power)의 화신이 됩니다. 니므롯의 바벨론은 천국을 거스르는 세속국가의 원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