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 엘리야 선지자의 이야기가 생각나 적습니다. 엘리야가 갈멜산 꼭대기로 올라가서 땅에 꿇어 엎드려 그의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 기도드리는 일이 가능한지요? 그리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정말 장마철 폭우를 보면 인간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나약한 존재인지를 더욱 깨닫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도 2000년대 초 새벽기도 갔을 때 지하 예배당으로 쓰나미처럼 쏟아져 들어오던 폭우의 충격과 피해의 아픈 경험을 여전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지금도 비만 내리면 마치 외상후증후군처럼 가슴을 무엇이 꽉 막고 있는 듯 답답함과 불안감을 느끼곤 합니다.
문의하신 대로 갈멜산 꼭대기로 올라가 땅에 꿇어 엎드려 무릎 사이에 얼굴을 넣고 기도 한 엘리야의 특별한 형태의 기도(왕상 18: 42)는 정말 쉽지 않은 자세라 여겨집니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하는 자세이지요. 하지만 유연한 여자들은 어느 정도 가능한 자세이고 남자들도 훈련된 사람이면 어느 정도 가능한 자세라 여겨집니다. 엘리야는 마차를 타고 이스르엘을 향해 달려가는 아합 왕을 폭우를 뚫고 갈멜 산에서부터 여호와께서 주신 놀라운 힘으로 허리를 졸라매고 이스르엘까지 줄곧 아합의 마차 앞에서 달려갔다(He ran ahead of Ahab all the way to Jezreel, 왕상 18:45-46) 하였으니 엘리야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특별한 능력을 받은 육체적으로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이스르엘은 잇사갈 지파의 땅이요 중간에는 스블론 지파 땅이 있고 그 서북쪽에 있는 갈멜 산은 아셀 지파 땅이었으니 스블론 지파 땅을 지나 이스르엘 땅까지 그 폭우를 뚫고 아합을 앞질러 갔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아니면 열왕기서의 저자로 알려진 예레미야(물론 저자에 대한 다른 주장도 있지만)가 아주 감성이 풍부한 인물이었으니 기록되어 내려오는 엘리야의 기도에 대해 그 간절함을 더욱 감성적으로 표현한 면도 있겠지요. 예레미야가 아주 감성이 풍부한 인물이라는 것은 열왕기상 18장 갈멜산 전투 전반에 대한 아주 스펙터클한 묘사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열왕기서에 표현된,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었다고 표현된 엘리야 기도는 정말 그 묘사만큼 특별한 기도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묘사를 통해 몇 가지 의미를 도출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1) 하나님을 향한 엘리야의 절대 복종의 모습 (2)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 앞에 몸을 숙이는 엘리야의 참된 겸손(잠 3:34) (3) 엘리야의 중심의 간절함 (4)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겠다는 하나님의 위대한 선지자 엘리야의 몰입 기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형적 모범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성경은 엘리야도 우리와 성정(性情)이 같은 사람(약 5:17)이라 하였으니 비록 우리들이 구약의 멋진 인물 엘리야 같은 비범한 선지자는 아니더라도, 우리들도 중심으로 간절히 기도함에 있어서는 하나님 보시기에 엘리야처럼 기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무더운 여름 휴가 잘 보내시고 우리 주님 안에서 늘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www.kictnet.net)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 역시 저자의 허락을 받아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것이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