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초에 교단 목회자 모임에서 폐회예배 설교를 하면서, 대형교회 목사님들보다는 농·어촌교회와 이민교회 목사님들을 더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기립박수도 받고 질타를 받았던 기억이 새롭게 납니다.
지금도 변함없이 이민교회 목사님들과 농·어촌교회의 목사님들을 존경합니다. 이유는 성장하지 않는 교회를 몇 십 년 동안 묵묵히 목회하는 것이 드라마틱하게 성장하는 교회를 사역하는 것보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가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목사 초년병이었을 때는 대형교회 목회를 갈망하고 동경도 했었지만, 철이 들면서는 변화가 없는 교회를 문을 닫지 않고 한 영혼의 소중함을 깨달아 목회하시는 목사님들이 눈에 들어왔고, 몇 십 년을 고통 가운데서 묵묵히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인내하시는 목사님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형교회가 소형교회보다 더 중요하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일까요? 대형교회는 성공한 교회이고 소형교회는 정말 실패한 교회일까요? 소형교회 목사님들이 적어도 대형교회 목사님들보다는 한 영혼의 소중함을 더 잘 알지 않을까요? 1,000명이 모이는 한 교회가 사회에 영향을 주는 것보다는 100명이 모이는 열 교회가 사회에 주는 영향이 더 크다는 사실을 대형교회 목사님들은 알고 계실까요? 목회에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무엇일까요? 대형교회가 추구하는 기업형 목회가 정말 성경적일까요?
이러한 대형화 추세 속에서, 인천에 있는 한 중형교회가 10주 마다 한 번씩, 1년에 다섯 번 교회 문을 닫고 주변의 작은 교회로 교인들을 보낸다는 뉴스에 한국 교계가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은 왜일까요?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코가 조그만 점포(가게)를 열었을 때 장사가 너무 잘 돼 트럭으로 물건을 공급 받아야 할 정도로 매출이 쑥쑥 올랐다. 그에 반해 옆집 가게는 파리만 날렸다. 아야코는 우리 가게가 잘 되고 보니 이웃 가게들이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 것을 알고, 가게 규모를 축소하고 손님이 오면 이웃 가게로 보내주곤 했다. 그 결과 시간이 남게 되었고 평소 관심 있던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그 글이 바로 ‘빙점’이라는 소설이었다. 아야코는 가게에서 번 돈보다 몇 백배 부와 명예를 얻었는데 그것은 그녀의 빛나는 ’배려‘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한국교회가 성장 제일주의에서 벗어나고 신앙적 가치가 부재한 물질적 번영의 추구를 벗어나 성경적으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이웃을 배려하여 ㅂ교회나 아야코 같이 교회와 점포의 규모를 줄이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대형화된 교회를 성공한 교회로 보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대형화를 포기하고 이웃 교회를 배려하는 교회가 성공한 교회라고 칭찬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신앙적 ‘배려’는 한국교회와 이민교회에 영적 생명력을 가져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