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대법원의 안토닌 스칼리아(79) 대법관이 사망했다. 스칼리아 대법관은 텍사스 서부에 소재한 한 리조트에서 12일 저녁 사망했다. 그는 당시 지인들과 사냥 여행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성명을 통해 "스칼리아는 뛰어난 개인이자 법관이었다"면서 "그의 죽음은 대법원과 나라에 큰 손실"이라고 했다.
스칼리아는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으로,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서 대법관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의 보수적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내 왔다. 그는 앞서 인종차별 발언과 극보수 성향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08년 총기 소지 권리를 보장한 제2차 수정헌법에 큰 비중을 둔 판결로 유명하며, 사생활 보호를 중시해 왔다. 지난해에는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며 이는 미국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전미히스패닉지도자콘퍼런스는 그의 죽음에 대해 "이탈리아 이민자였던 그의 삶의 여정은, 신앙과 교육이 하나로 합쳐질 때 생기는 능력에 대해 말해 준다"며 "그의 삶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인권, 자유, 행복추구권을 수호하는 데 우리를 헌신하게 한다"고 했다.
스칼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연방대법원의 성향이 달라질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대선이 있는 해에 오바마 대통령이 잔여 임기 중 대법관 후임을 지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9명으로 구성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금까지 강경 보수파 스칼리아 대법관을 비롯한 보수파 5명과 진보파 4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스칼리아 대법관은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지명으로 대법관이 됐다. 이미 작고한 부인 모린 맥카시 여사와의 사이에 9명의 자녀를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