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 모두 독실한 신앙인...각각 종교계 지지 상당
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경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서초갑은, 의외로 '기독교'와 '불교' 등 각 교인들의 표심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이번 경선을 과거와 같은 당내 전략공천이 아닌 '상향식 공천'으로 치룬다. 때문에 경선은 지역구민의 표심 향방에 달려있다. 지역구민이 원하는 후보가 공천되는 것이다. "여당은 상향공천으로 지역에서 출발하는 생명력 있는 풀뿌리 후보라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린다"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언했기에, 상향공천이 갑자기 바뀌진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그렇다면 지역구에 있는 각 종교를 믿는 신자들의 선택과 지지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서초갑은 '원조 친박'였던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진박'(진실한 친박)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출마하며, 거물급 여성 정치인의 '경선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호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이 출마를 선언하며, '빅 2'의 대결에 가세했다.
우선, 최양호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종교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서초갑 지역의 성당과 교회 및 사찰을 자주 방문하며 관심을 쏟고 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경우, 독실한 불심을 자랑하는 새누리당의 대표적 불교 인사다. 조 전 수석은 18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불교의 대소사를 챙기며 불교계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해 왔다.
2010년 10월 조 전 수석은 국회의원 당시, 직접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템플스테이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여는 등 '템플스테이'에도 관심이 지대하다.
이 세미나에서 조 전 수석은 "템플스테이를 본격적인 '관광상품'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체험시설을 구축하고 사찰음식 체험식당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며 "템플스테이를 세계 최고의 관광상품으로 더 널리 알릴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정부, 학계, 업계 모든 분야의 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 전 수석은 당시 문방위 예산 심사 전체회의에서 2011년 템플스테이 예산이 2010년 185억원에서 75억원이나 삭감된 점을 지적하고 109군데 사찰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촉구한 바 있다.
2014년에도 조 전 수석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재직 당시, 여성가족부와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진화 스님)과의 '템플스테이' MOU 체결에 힘썼다.
MOU를 체결하며, 조 전 수석은 "우리 정신문화의 소중한 자원인 템플스테이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2011년 조계종 프랑스 방문 당시 유네스코 본부 만찬에서 유창한 영어로 한국불교문화를 각국 대사들의 설명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불교를 빛낸 공로로 불교여성개발원의 5차 여성 불자 108인에 선정됐다.
조 전 수석은 불교 모태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 조 의원의 친정 어머니가 그녀를 임신했을 때 외할머니 꿈에 스님이 한 분 나타나서 조 의원 어머니 손에 금반지를 끼워줬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조 전 수석의 집안 역시 친가와 외가 모두 독실한 불교다. 조 전 수석은 어린 시절 절에 자주 다니던 외조부모와 함께 살아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특히 조 전 수석은 불교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도 언제나 부처님을 찾아 간절하게 기도를 했다. 그 때만큼 간절하게 기도를 한 일이 없다. 시험에 합격한 뒤로는 늘 부처님께 죄송한 마음을 지니고 살고 있다"며 자신의 불심을 드러냈다.
반면 서초갑에서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은 기독교계에서 소문난 신실한 크리스천이다.
우선 이혜훈 전 의원은 19일 기독교계 연합기관인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무늬만 크리스천인 아닌 '하나님의 전사'를 국회로 보내야 한다"며 기독교계의 관심사인 '동성애'와 '이슬람' 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이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또 다시 차별금지법안이 상정될 텐데 이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교회에서 동성애가 잘못됐다고 가르칠 수도 없게 된다"며 "주 예수 외에 다른 이름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하면 종교차별에 걸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이 불교의 대소사를 챙기는 것처럼, 이 전 의원은 역시 기독교의 대소사를 챙긴다.
무엇보다 이 전 의원은 '수쿠크법'(이슬람채권법)을 막은 공로를 한국교회 내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다. 서초구에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형교회 중 하나인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와 최대 장로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의 회관이 위치해 있다. 2014년 5월 사랑의교회에서 예장 합동의 '전국 목사 장로 기도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담임)는 무슬림 유입으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슬람채권법인 수쿠크법을 막은 이혜훈 전 의원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0년 국회의원 신분으로 수쿠크법(이슬람채권법) 통과를 저지했던 일화를 간증했다.
이 전 의원은 "2015년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무슬림만 40만명이 넘어섰다고 한다. 한국에선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로 알려져 있지만 꾸란에는 알라를 거부하는 불신자의 목을 치라는 구절이 164개나 있다. 무슬림들이 알라의 명령을 따라야 천국에 간다며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자폭테러를 행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2만명의 기독교인이 순교 당하는데 대부분 무슬림에 의해 참수당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런 실상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지상파 방송에선 '이슬람, 평화의 종교'라는 특집 방송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2010년 스쿠크법을 저지하던 당시 상황에 대해 "이슬람이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영국과 프랑스를 선택한 것처럼 아시아에선 중국과 일본 진출이 막히자 한국을 타깃으로 삼았다. 수쿠크법 제정 압력은 이 같은 전략 하에서 나온 것이었다. 스쿠크법을 꼼꼼히 분석해보니 이슬람의 포교 및 영향력 확대를 적극 보장해주는 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회 회의석상에서 '성령이 이곳을 지배하고 다스려 달라'고 필사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정말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하나님의 절묘한 개입으로 수쿠크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회고했다.
이 전 의원은 기독교 모태신앙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측 교회에 출석했다. 외증조할머니와 어머니의 독실한 신앙 덕분에 이 전 의원은 어릴 적부터 가정예배, 구역예배, 새벽예배, 철야기도에 충실했다.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냈고 여성 경제전문가로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지금껏 정치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