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강의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탈북 여대생 박연미(22)씨는 지난 16일 300여 명의 한.미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애틀 워싱턴대학(UW)에서 북한 인권 강연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박 씨는 그 동안 미국에서는 영어로만 강연했지만, 이날 워싱턴대학(UW) 한국학 도서관이 UW 북한인권동아리 싱크(THINK)와 공동 개최한 북소리 행사에서는 한국어로 강연하며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북한 양강도 혜산 출신인 그녀는 부친이 공산 당원으로 어릴 적부터 한국 문화를 접하는 등 일반 북한 주민보다 비교적 나은 삶을 살았으나 2002년 배급이 끊기면서 부친이 밀수품 장사를 하다 체포됐고, 교화소로 끌려간 부친이 병보석으로 풀려난 후에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중국 행을 택했다.
브로커를 통해 2007년 탈북에 성공했지만 중국에서의 삶은 기대와 크게 달랐다.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인권이란 말은 사용할 수 없었다. 13살 당시, 자신을 강간하려는 중국 브로커에게 어머니는 그녀를 대신해 강간당했다. 그리고 자신은 300달러, 어머니는 260 달러에 팔렸다고 전했다.
또한 그녀는 14살이던 2008년, 부친이 중국에서 사망하자 아버지를 제 손으로 남몰래 묻어야 했다며, 다시 북한으로 보내지면 어쩌나 두려워 목놓아 울 수 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박 씨는 "중국이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북한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분명히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라며 "외부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북한 내 젊은 세대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재학 중 컬럼비아 대학 편입에 성공한 그녀는 학업과 북한 인권 운동가로서의 삶을 병행할 예정이다. 박 씨가 지난해 출간한 영문 회고록 '살기 위하여: 자유를 향한 북한 여성의 여정 (In Order to Live: A North Korean Girl's Journey to Freedom)'는 뉴욕 타임스가 '2015년 여성 관련 도서 15권'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