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제 박사(CCIS 설립, 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정효제 박사(CCIS 설립, 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오늘은 유대인들의 교육법 중 하나인 강인한 인내 '사브라누트' 정신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유대인들은 자녀들을 '사브라'라고 부릅니다. 사브라는 선인장 꽃의 열매 이름인데요.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을 인내합니다. 지정학적으로 이스라엘이 처해 있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면 오래 인내해야만 하는데, 유대인들이 자녀를 사브라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네가 얼마나 소중하고 강인한 존재인지 알고 있느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고난을 이겨내고 끝까지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또 다른 열매를 맺기를 소망하는 염원도 담겨 있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대가 없는 성공에 대한 환상을 내려놓고, 심는 대로 거두는 인생의 법칙을 가르치는 유대인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 마라~ 대신 '참아라'라고 말하세요

유대인들에게 있어 인내는 생존과 같은 단어입니다. 어지간하면 세 손가락을 모으고 흔들면서 '싸브라누트'라고 외칩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참으세요'라는 뜻인데요. 유대인의 성공 키워드가 바로 '인내'에 있습니다.

자녀들을 키우다 보면 지독하게 속을 썩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며 아이와 다투고 금방 돌아서서 후회해 본 경험이 있으시죠?

이스라엘의 교실 풍경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떠드는 아이들로 난장판이 되기도 하죠. 그런데 이를 다루는 선생님의 태도가 다릅니다. 계속해서 '싸브라누트'를 외칩니다.

예를 들어 순서가 아닌 아이가 먼저 하려고 하면 "네 순서까지 기다려야 해. 새치기는 안 돼"라고 훈계하지 않고, "아브라함, 싸브라누트" 즉 "아브라함, 좀 참아 줄래?"라고 가르친다는 겁니다. 이 자세는 부모들이 집에서 자녀들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이 먼저 참아야 합니다

참기 힘든 상황을 참아 넘긴다는 것은 여간 인내심이 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가장 비근한 예로 매를 들지 않고 아이들의 행동을 교정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합니다. 아이가 말썽을 부리고 벌을 받아야 한다면,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은 낯을 붉히면서 "방에 들어가! 오늘 하루는 텔레비전 시청 금지야!"라고 명령하고, 아이는 반항하면서 버티다가 결국은 엄마한테 한 대 맞거나 울면서 방에 들어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곤 합니다. 이럴 때 유대인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명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 스스로가 벌을 받는 인내를 보여 줍니다. 어머니가 먼저 방 안으로 들어가면서 "네가 잘못했으니 내가 벌을 받아야 되겠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먼저 참고 방문을 닫으면 아이는 곧 후회하면서 노크하고 "제가 잘못했어요"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부모님이 먼저 '싸브라누트'하면 매를 들지 않고도 뉘우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집에서는 부모님을 보고, 학교에선 선생님을 보고 배우게 됩니다. 부모가 인내하면서 아이를 기다려 주면, 결국 그 모습을 배우게 되겠죠. 고난을 잘 이겨내고 참아서 결국 승리하는 여러분들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