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퍼스트 레이디, 연방상원의원, 국무장관 등 화려한 경력,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막강한 후원자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온다는 기대 등으로 그녀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기정 사실이었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진행될수록 힐러리 클린터의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면서 민주당은 다른 대선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유력한 정치전문기자인 크리스 실리자는 힐러리 클린턴으로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없다며 아직 늦지 않았으니 다른 후보를 찾으라는 분석기사를 계속 쓰고 있다.

때에 맞춰 조 바이든 부통령의 대선 출마설이 나오고 있고 알 고어 전 부통령도 민주당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 무명의 버니 샌더슨 전 상원의원은 지난 12일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를 처음으로 제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떻게 된 것인가?

힐러리 클린턴이 정직하지 않고 믿을만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미국민들 사이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두고 '정직하고(honest)하고 믿을만한다(Trustworthy)'고 답한 사람은 평균 30% 중반으로 미국인 10명 중 6명은 그녀가 정직하지 않고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3은 정직과 믿을만함을 대통령을 뽑는 가장 중요한 자질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그녀에 대한 지지율은 계속 떨어져 한때 미국인 66%가 그녀에 대해 호감을 가졌는데 지금 그녀에 대한 호감율은 4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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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이른바 '이메일 스켄들'이다.

이메일 스켄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공무와 관련된 이메일을 보안이 잘 갖춰진 정부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주고 받은 것이 알려지며 터진 스캔달이다.

발단은 2014년 여름이다.

당시 국무부 변호사들은 2012년 여름 리비아 벵가지에 자행된 미 영사관 테러로 미국 대사 등이 사망한 사건을 조사하는 의회에 답변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일부 기록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무부는 2014년 10월 전임 국무장관 4명에게 개인이 보유한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했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해 12월 5만 5천페이지 달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개인적인 것들은 다 삭제했다고 밝혔다.

다음해 2월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개인 이메일 시스템을 사용해서 국무장관 업무를 보았다고 보도했고 클린턴 전 장관은 한 전화로 사용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가안보에 대한 고급 비밀들이 개인 이메일 시스템을 통해 주고 받다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며 어떻게 국무장관이 정부 이메일 시스템을 쓰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냐는 비판이 거셌다.

힐러리 클린턴은 국가안보에 대한 비밀 정보들은 개인 이메일로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정보기관 검사관이 힐러리 클린턴이 보낸 이메일 가운데 40개 샘플을 검사했는데 그 중 2개가 최고보안을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발표하자 클린턴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민주당은 문제의 이메일은 힐러리 클린턴이 보낸 것이 아니라고 답했지만 공화당의 공격은 계속 되었다.

클린턴은 이를 두고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지난 14일 3만여개의 이메일을 연방수사국(FBI)에 넘겼고 FBI는 100여개의 이메일이 국가안보 비밀 사항과 관련된 것으로 잠정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공무관련 이메일을 개인 이메일 시스템통해 주고 받은 것도 문제지만 이에 대해 말을 바꾸고 이를 대수롭지 여기지 않는 듯한 태도가 그녀에 대한 정직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워터케이트 사건을 부인하다 결국 대통령을 사임한 닉슨 대통령과 비슷한 길을 힐러리 클린턴이 답습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힐러리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민주당 후보가 되더라도 본선에서 질 가능성이 높다며 더 늦기전에 다른 사람을 민주당 대선후보로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