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정부에 의해 여러 가지로 날조된 스파이 및 국가 전복 음모 모의 혐의로 체포 및 투옥돼 수단 법원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수단의 두 장로교 목회자를 면회하려던 미국의 한 목회자가 이들이 갇혀 있는 교도소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에 있는 인피니티 바이블 처치(Infinity Bible Church)의 윌리엄 데블린(William Devlin·61) 목사는 이번 주에 수단에 방문했다. 데블린 목사는 최근 9년간 8차례나 수단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블린 목사는 수단교회총연합회(Sudan Council of Churches, SCC)의 목회자들과 만남을 가진 후 SCC 총무인 코리 쿠쿠(Kori Kuku) 목사를 포함한 3명의 수단 목회자들과 함께 지난 3일 옴두르만 교도소(Omdurman Prison) 방문길에 올랐다.
이 교도소에 감금돼 있는 남수단 장로복음교회(South Sudan Presbyterian Evangelical Church) 소속 야트 미카엘(Yat Michael) 목사와 피터 옌 레이스(Peter Yen Reith) 목사를 면회하기 위해서였다.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는 7가지 범죄 혐의로 지난 1월 이후 계속 구속된 상태다.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국가에 대한 스파이 활동 혐의, 헌법 훼손, 반정부 정보 발표, 공공 안전 교란, 종교 모욕, 음모 모의, 부족간 증오 선동 등이다.
데블린 목사의 변호인은 5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을 면회하는 중에 있었던 일에 대한 데블린 목사의 발언을 전했다.
"데블린 목사는 수단 목회자들에 대한 혐의는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들이 사형이나 종신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 자신이 미국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를 원하지만, 감옥에 갇힌 수단 목회자들과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데블린 목사와 다른 3명의 수단 목회자들은 카라툼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옴두르만 교도소에 도착한 이후 약 30분간 대기실에서 약 50명의 다른 사람들과 면회를 위해 기다려야 했다.
데블린 목사는 대기하는 동안 폰을 꺼내 감옥 내부의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교도소 교도관에 눈에 띄였다.
데블린 목사가 대기실에서 대기한 지 약 30분 정도 되었을 때 한 교도관이 다가와 "함께 갑시다. 왜 사진을 찍습니까?"라고 말했고, 이후 교도관들과 감독자들과 대면하게 됐다.
데블린 목사는 감옥 내부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사과했고, 자신이 촬영한 사진과 비디오를 삭제할 수 있도록 자신의 폰을 건넸다. 하지만 그들은 데블린 목사를 계속해서 심문하면서 수단에 온 이유를 캐물었다.
데블린 목사가 심문당하는 동안, 다른 3명의 수단 목회자들에게는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와의 면회가 허락됐다. 하지만 데블린 목사는 면회가 금지된 채 계속 심문을 당했다.
데블린 목사는 두 수단 목회자를 면회하려 했지만, 교도관은 '세 명은 면회할 수 있지만 당신은 안 된다'고 막아 결국 면회를 하지 못하고 말았다.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를 면회한 세 명의 수단 목회자들이 돌아왔고, 데블린 목사와 이들은 군복을 입은 교도소장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에게로 끌려 갔다.
이들은 한 명은 옷깃에 별이 2개, 다른 한 명은 별이 3개 달려 있었고, 이들에게서 60분에서 90분 가량 심문을 당했다.
이들은 사진을 삭제한 후 옴두르만 교도소는 군사시설로 간주된다며 데블린 목사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데블린 목사가 교도소 정책을 몰랐다며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지만 용납되지 않았고, 쿠쿠 SCC 총무는 이들에게 알리 카르티(Ali Karti) 수단외무장관의 내빈으로 데블린 목사가 수단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데블린 목사가 수단외무장관의 초청으로 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데블린 목사는 폰과 여권을 돌려 받고 석방됐다."
한편,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는 수단 목회자들과의 면담에서 이들의 면회에 대해 감사해하며 이 교도소에 자신들을 면회왔다가 구금된 미국 목회자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고난 받을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단 목회자들은 이들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에게 데블린 목사가 그들의 석방과 남겨진 가족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데블린 목사는 자신의 방문에 대한 보복으로 정부가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가 상태가 더 열악한 교도소로 옮겨지고 면회도 금지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데블린 목사는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를 면회하기 위해 더 많은 미국 목회자들이 수단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데블린 목사는 "나는 다른 미국 목회자들이 내가 했던 것처럼 비행기를 타고 수단에 오기를 원한다. 내가 도와줄테니 비자를 받아서 수단에 와서 두 수단 목회자들을 면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교회에만 관심을 가지는 이기적인 목회자가 되지 말라. 마태복음 25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옥에 갇혔을 때에 (너희가) 와서 보았느니라'고 하셨다"며 "이것은 복음에 순종하는 것이며, 기독교의 기초(Christianity 101)"라고 강조했다.
이어 "10명 혹은 15명 혹은 20명의 미국 목회자들이 수단에 와서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를 면회한다고 생각해보라. 수단 정부가 어떻게 여길지 생각해보라"며 "수단 정부는 경제 제재가 끝나고, 미국의 테레감시국 명단에서 수단의 이름이 삭제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것은 수단에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종교자유 및 보호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블린 목사는 또 자신이 미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기를 희망하면서 미국 국회의원들에게 수단에 대해 우호적으로 말해주기를 부탁하는 수십명의 수단 정부 관리들과 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블린 목사는 마지막으로 "나는 수단 정부 관리들에게 수단 정부가 계속해서 마리암 이브라힘(Mariam Ibrahim)과 같은 사람들과 목회자들을 투옥한다면 수단 정부에 대해 우호적일 수 없다고 말한다"면서 "이번 미카엘 목사와 레이스 목사의 석방에 소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목회자들을 석방하는 것은 물론 수단에서 종교 자유를 누리며 계속 사역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블린 목사가 언급한 마리암은 기독교인 남성과 결혼한 후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 출산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석방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