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동부 라호르에서 성당·교회 자폭테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 교계 지도자들이 용서를 구하고 나섰다.
테러 직후 성난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인근에 있던 2명을 테러 연루자로 의심된다며 붙잡아 구타하고 불태워 살해했다. 그러나 죽임을 당한 2명은 유하나바드 지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와 무관했다. 이에 당국은 이 지역의 치안 유지를 위해 1천여명의 경찰과 치안유지군을 동원했다.
파키스탄 가톨릭교회의 정의와평화국가위원회(NCJP) 담당자인 엠마뉴엘 유사프 마니 신부는 탈레반의 공격을 당한 성요한성당에서 아시아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기독교 공동체의 반응에 용서를 구한다. 말씀을 전하는 자는 오직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우리는 반(反)테러리즘 전문가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리스도교회 이샤드 아쉬크나즈 사제는 "우리는 용서를 구할 수밖에 없다"면서 "교인들이 공격을 받을 때 우리는 현장에 있었다. 테러 자체보다 그 후 발생한 일들이 더 이슈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집단 폭행의 책임자들은 반드시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붙잡힐 경우, 정부가 그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제도적인 차별로 인해 이미 압박을 받고 있는 기독교 공동체의 분노는, 무슬림 공동체와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들이 교회를 상대로 일으킨 테러는 이미 무슬림 지도자들에게 규탄을 받았다.
무슬림 지도자인 무하마드 우스만은 "소수종교인들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그러나 정부는 파키스탄의 소수자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해 왔다. 기독교인들은 파키스탄 내에서 종교적이 소수자일 뿐 아니라, 무슬림들과 같이 국가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우리의 형제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에 의하면,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서 그들의 삶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