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월 26일 간통죄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간통죄가 사라지면 불륜이 조장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결정에 참여했던 재판관들은 "사회구조 및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다 중시하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간통행위에 대해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 이제 더 이상 국민의식이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고 밝혔다.
우리나라 헌법에 나와 있는 간통에 대한 법조항은 다음과 같다. 형법 제241조(간통)에 따르면 ①배우자가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한 자도 같다 ②전항의 죄는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한다. 단,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 또는 유서한 때에는 고소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229조(배우자의 고소)에 따르면, ①형법 제241조의 경우에는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가 아니면 고소할 수 없다. ②전항의 경우에 다시 혼인을 하거나 이혼소송을 취하한 때에는 고소는 최소된 것으로 간주한다. 실제 법에 의한 간통죄로 고소하기 위해서는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간통죄가 있기 때문에 가정이 지켜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시된다.
간통에 대한 법 규정은 위와 같은데, 성경은 간통에 대하여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마 5:28)라고 인간의 간통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준 십계명 중 제 일곱 번째 계명은 "간음하지 말라"(출 20:14)이다. 즉 간음은 하나님의 계율을 어긴 것이다. 기독교적 결혼이란 하나님 앞에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헌신할 것을 거룩하게 서약하는 것이다.
세속적 세계관은 성적 욕구를 부추겨서 결혼의 경계선이 없이 탐닉하게 만든다. 또한 성을 종종 물리적 행동으로 축소시키며, 간혹 보살핌의 관계 속에서 본다. 또한 성에 대해 개인적인 희열과 욕구 충족에 강조점을 둔다. 그러면서 성은 단순히 즐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의한 성에 대한 관점은, 성관계는 오직 결혼 속에서만 이루어진다고 본다. 성을 영적인 면은 물론 전인적인 측면에서 거룩과 기쁨으로 본다. 바람직한 성관계는 배우자에 대한 사랑, 정직, 헌신과 함께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은 섬김으로 만족을 얻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간통을 바라보는 관점은 단순히 법규정이 아니라 세계관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인 편이다. 유교적인 영향 아래서 항상 은밀한 부분으로 다루어졌다. 그래서 성에 대한 여러 편견과 오해들이 사람들의 인식 가운데 내재되어 있다. 예를 들면, "성은 더러운 것이며 영성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성숙되면 성욕은 느끼지 않는다" "성생활 없이도 얼마든지 부부생활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 인간은 성적인 유혹 앞에서 대체로 무기력해지는 약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마음속에 있는 성욕과 싸우는 것은, 결코 죄가 아니며 신앙이 약한 것도 아니다. 문제가 있는 가정의 대부분이 성의 갈등이 있다.
부부관계에서 성은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건강한 성은 행복한 부부관계와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준다. 동서고금 원만한 성생활은 부부관계의 중심이 되어왔다. 세속적인 물결은 간통죄 폐지가 마치 그것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간통죄 폐지의 본의가 성적자기결정권을 중시하는 것이라면, 보다도 개인의 책임 있는 도덕적, 그리고 신앙적인 행위가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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