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천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47·後藤健二) 씨를 지난해 그를 단독 인터뷰했던 '일본 기독교 언론사' 크리스천투데이(クリスチャントゥデイ)의 기자가 3일 게재한 '추모글'이 큰 감동을 주고 있어 기독일보는 전문을 번역해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추도 국제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追悼 国際ジャーナリスト・後藤健二さん) 원문보기
▲강연 중인 고토 겐지 씨. 그는 강연 때마다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계속 가져 달라"고 항상 호소했다. 이 사진은 지난해 5월경 촬영됐다. ©日本 Christian Today
'국제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 씨가 이슬람국가(IS)에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일본시간 2월 1일 아침에 공개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동영상이 실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깊은 통애를 느낄 것입니다. 지금 고토 씨의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 슬픔에 빠진 가족 가운데,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셔서 위로와 평안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작년 10월말에 시리아에 간 것으로 보이는 고토 씨에게, 매월 1회씩 연재 예정으로 칼럼을 처음 받았습니다. 칼럼의 제목은 '전쟁(지역)에 나가는 의미(戦争に行くという意味)'였습니다.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칼럼이 될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고토 씨의 영혼은 지금 하나님 곁에 있습니다. 수개월에 걸친 공포, 불안으로부터 해방되어 평안을 얻었을 것입니다.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가로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저희와 함께 거하시리니 저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저희와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요한계시록 21장 3~4절)
성경은 천국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고토 씨의 흘린 눈물을 씻기시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남은 우리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고토 씨를 잃어버린 슬픔이 남아있습니다. 고토 씨를 더 이상 이 땅에서는 만날 수 없고, 당신이 하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없고, 이별의 악수조차 나눌 수 없습니다.
고토 씨,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얼마나 슬펐을까요? 얼마나 원통했을까요...
지난해 5월 인터뷰 기사를 몇 번이나 읽었습니다. 그 때에도 시리아로 향하기 전이었습니다.
"이번은 제일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말하며 긴장한 당신의 얼굴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래도 몇 주 뒤에 귀국한 고토 씨는 언제나처럼 SNS나 메일을 통해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TV프로그램 출연도 많고, 건강하고 활발한 모습에 안도했었습니다.
이별할 때는 언제나 "조심하세요. 다시 만납시다"라고 말했던 고토 씨는 언제나 "괜찮습니다. 무리하진 않을 테니깐요. 다시 만나죠"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 때 시리아 입국 전에 보인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겠다"라고 말한 그때의 웃음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안도감을 주는 따뜻한 그 웃음이 떠오르면, (저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슬픔에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입니다.
▲고토 겐지의 생전 활동 모습. ©인디펜던스 프레스
(고토 씨는) 인터뷰 중에 "만약, 취재하다가 목숨을 잃어버리면, 누구에게도 병간호를 받지 못하고 죽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천국에서 아버지 되신 주 예수님이 맞아주신다고 생각하면 슬프지 않겠다'라는 조금 소극적인 생각으로 세례를 결의한 것도 사실입니다"라고 고백한 고토 씨를 생각합니다. 이 말을 끝냈을 때 조금은 '슬픈' 얼굴로, 피씩 웃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옛날 이야기를 생각하며 약간은 부끄러웠는지, "그런 일은 안 일어나겠죠?"라고 자문자답했었습니다.
거친 황야 사막 위에 무릎을 꿇고 칼에 찔려, 죽음을 앞에서 무엇을 기도하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지금은 추측밖에 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가 마지막에 남긴 "이 내전이 빨리 끝나서 시리아에 평화를..."이라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전 중인 지역에) 관심을 계속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먼 나라에서 일어난 것으로, 우리 일본인(혹은 한국인)과는 관계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왜 제가 카메라를 돌렸을 때, 시리아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 주었을까요? 그것은 그들이 이 영상을 통해서, 일본(혹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수많은 강연에서 고토 씨가 강조했습니다.
▲일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의 생전 모습.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INDEPENDENT PRESS
그가 목숨을 걸고 전하고 싶었던 것은, 이슬람국가(IS)의 무서움이거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세계에서 일어났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싶다'라는 것이 아닐까요. '나눔, 봉사, 사랑'의 마음이 세계 모든 사람 가운데 있다면, 그렇게 잔혹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여러 (어려운) 상황 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 그래서 이웃을 생각하고 기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토 씨는 크리스천입니까?'라고 처음 물었을 때를 생각합니다. 그때 그는 "그렇습니다. (저는) 불경건한 크리스천입니다만... "이라며 부끄러운 듯 웃었던 얼굴.
고토 겐지 씨, 당신은 불경건한 크리스천이 아닙니다. 훌륭한 저널리스트이면서 훌륭한 크리스천입니다. 우리들은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한복음 15장 13절)
고토 씨와 천국에서 재회할 날을 기대하며. 찬송가 524장(새찬송가 222장)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일본 찬송가 '神共に在(いま)して)라는 찬송가을 조용히 불러봅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의 보호하심 나에게서 떠나지 않기를" (일본 찬송가 가사)"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예수 앞에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그때까지 계심 바라네" (한국 찬송가 가사)
- 지난해 5월 고토 겐지 씨를 인터뷰한 기자로부터
▲찬송가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일본명 찬송 '神共に在(いま)して)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