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파키스탄 탈레반들이 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총기를 난사해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에 대해 전 세계적인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8일 전했다.
보도에 의하면, 이란 정부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조차도 이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공격을 일으킨 파키스탄 탈레반(TTP) 지도자 뮬라 파즈룰라(Mullah Fazlullah)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으로 몸을 숨긴 상태다. 이 단체는 이번 공격에 대해 배후에 자신들이 있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TTP 대변인은 "총기를 든 7명의 남성 모두 파키스탄 정부군에 의해 죽었다. 이들은 어린아이들보다는 나이가 많은 교사들을 표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 정부군이 수많은 탈레반군을 죽인 데 대한 보복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BBC 뉴스가 전했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전 세계적인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 심지어 아프간 탈레반조차도 "아이들을 상대로 한 이 같은 무차별적인 공격은 이슬람 신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대변인은 "무고한 사람들과 아이들과 여성들을 의도적으로 살해하는 것은, 이슬람교의 근본 가르침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역시 "이번 공격은 이슬람의 가르침과 정면 대립된다"고 말했다. 이란의 외무부 대변인은 "이는 완전히 비이슬람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이다. 무고한 이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테러리즘과 극단주의는, 어떤 형태와 목적이라 할지라도 정죄받아야 한다"고 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리는 "학교를 상대로 한 공격은, 인질을 잡는 것보다 더 많은 이들을 죽이려는 의도였다"고 했다. 나와즈 샤리프(Nawaz Sharif) 총리는 "정부가 탈레반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과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다시 열어두었다. 그러나 협상은 결렬됐고, 이들을 상대한 작전을 수행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고 했다.
총리는 이어 "일시 중단됐던 사형제도를 다시 부활시키겠다. 이를 통해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세의 노벨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 역시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2011년도에 탈레반의 테러를 당하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녀는 "우리 앞에 펼쳐진, 이렇게 무감각하고 잔인한 테러로 인해 마음이 아프다. 이러한 공포 속에 무고한 학생들이 학교에서조차 있을 곳이 없다"고 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학생들과 교사들을 상대로 한 이 같은 범죄로, 테러리스트들은 다시 한 번 그들의 타락성을 드러냈다. 우리는 파키스탄 사람들 편에 서 있으며, 테러리즘·극단주의와의 전쟁을 통해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려는 파키스탄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 역시 "이번 사건은 뻔뻔한 살인행위"라면서 "배움의 집이 말할 수 없는 공포의 집으로 변했다. 이번 테러는 모든 이들의 양심을 흔들고 분노를 일으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