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또 다시 대규모의 폭탄테러가 발생, 50여명의 학생들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각) 나이지리아 북동부 요베주 포티스쿰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폭탄이 터져, 48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을 지목했다. 사고 수습에 나선 경찰은 "희생자 대부분이 학생들이며, 중상자나 신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신이 많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교복 차림으로 위장한 한 테러리스트가 월요일 학생 조회 시간에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회 당시 모두 2,0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교장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교사는 "월요일이라 수업에 앞서 조회를 위해 학생들이 모여드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으며, 희생자 대부분은 10대 학생들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갑자기 땅이 울릴 정도로 큰 폭발이 일어나며 아수라장이 됐다. 폭발 현장은 훼손된 학생들의 신체가 널려 처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범인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가방을 메고 있었으며, 그 안에 폭탄이 들어있었던 같다"고 했다. 일부 학생과 주민들은 워낙 폭발음이 컸던 탓에 난청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테러의 배후가 즉각 밝혀지진 않았으나, 최근 공격의 수위를 높여 온 보코하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날 테러로 16세 동생을 잃은 한 소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코하람은 이미 정부의 통제를 벗어났다"면서 "정부가 보코하람을 더욱 진지한 태도로 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지리아의 대표적 상업지역인 포티스쿰에서는 지난 2일 이슬람 시아파의 종교적 축제 '아슈라'가 진행되던 중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15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보코하람에 의해 여러 차례 테러 공격이 자행됐다.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보코하람은, 지난 4월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치복시 소재 공립학교를 급습,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다. 이 가운데 57명은 탈출했지만 219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