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고려총회(총회장 천환 목사)가 22~23일 수원과학대학 신텍스에서 '작은 것이 자랑이 되게 하라'(마 18:1~6)는 주제로 제6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교단 지도자의 도덕성 논란과 그로 인한 일부 교회의 이탈로 아픔을 겪었던 고려총회는, 이번 총회를 통해 교단의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고 내실을 기하며 화합과 발전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투표를 통해 총회장에 천환 목사(경인노회·예일교회)가 재선출됐다. 부총회장 원현호 목사(서울북노회), 서기 이성용 목사(중부노회), 부서기 김관태 목사(서울남노회), 회록서기 이동준 목사(경인노회), 부회록서기 오성재 목사(서울북노회), 회계 손정률 장로(서울남노회), 부회계 이재훈 장로(중부노회), 총무 김장진 목사가 각각 당선됐다.
투표 직전 "저보다 더 덕 있는 분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던 천환 목사는, 당선이 확정되자 "나서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게, 그러나 그저 욕먹지 않기 위해 전열을 이탈하지는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며 "2년차 임기 동안에는 더 잘 할 수 있도록 모든 총대원들께서 더 기도해 달라"고 밝혔다.
천환 목사는 "해외 선교 뿐 아니라 국내 교회 개척과 자립도 향상에 힘쓰며, 자성과 화합을 통해 한국교회 연합의 불쏘시개가 돼야 한다"며 "한두 사람의 영향력에 좌우되지 않고 성경적 원칙을 확립하는 총회가 되자"고 했다.
그는 앞서 개회예배 설교에서는 "한국 기독교가 겉으로 볼 때는 엄청나게 커졌지만, 오늘 우리의 중심과 속사람이 본질을 상실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제자의 삶을 살기 위해 남을 바꾸기 전에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하고, 겸손하게 주님만을 의지하고 신뢰해야 하며, 열정적으로 복음을 증거해 영혼을 구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려총회는 이번에 교단 정관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 정관은 노회 수의를 거쳐 다음 총회 결의를 통해 효력이 발생한다. 교단 측은 "총회에 이미 법규와 규칙이 있지만, 안팎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교단과 교회를 지키고 올바른 방향과 가치를 제시하기 위해 정관이 있어야 함을 절감했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또 교단발전위원회를 교단역사편찬및교단발전연구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이는 지난해 이탈한 일부 교회들이 교단의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개혁자들이 생명을 걸고 지켰던 바른 신앙을 후대에 올바르게 계승하기 위함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순장총회(총회장 권정희 목사)와의 통합을 위한 교단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천환 목사)도 구성했다. 양측 교단 및 신학교 관계자들은 이미 몇 차례 모여 교단 통합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장총회는 고려총회와 마찬가지로 신사참배에 맞서 신앙의 순결을 지켰던 교단이다. 이 교단의 신학교인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는 1952년 성경학교로 시작됐으며, 95년 학교를 완공하고 99년 대학원대학교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한편 고려총회는 지난 회기 내홍 가운데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다. 올해 3월에는 고려총회 총회회관 개관 및 고려신학교 교사 입주 감사예배를 드리고, 세계적 권위의 고든콘웰신학교와 MOU를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미주·유럽노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4월에는 교단 정체성 정립을 위해 '교회 분쟁의 국가 사회법 적용의 이론과 실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