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교회학교 문제로 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한 교육전문가를 만났다. 평소 신문에 교육에 관한 글을 많이 쓰는 이 분을 우리 교회 한글학교를 섬기는 한 권사님이 개인적으로 초대하셨다는데 이 바쁘신 분이 권사님의 초청에 응하셔서 우리 교회를 방문하셨다. 이 분과 우리는 한글학교에 대해서 한 시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 얘기를 나누었는데 이 분의 교육에의 열정과 경륜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분이 툭툭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교육에 대한 이런저런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한 번 교사는 영원한 교사이다"라는 말씀에 큰 공감을 하면서 주일학교 및 장년 훈련 과정에서의 교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분이 "한 번 교사는 영원한 교사"라는 말씀을 한 배경은 한글학교를 비롯하여 교회학교에서 교사를 선정할 때, 단순히 누가 교사를 하고 싶다든지 아니면 할 수 있는 형편이 되니까 하기보다는 기본적으로 교사로서의 타고난 의식과 열정이 있는 분들을 교사로 선정해야 하고 그런 후 그런 교사들의 노고를 인정해 주고 최대한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였다.
예를 들면, 한글학교의 경우 막연하게 조금 젊은 청년 대학생 중에 한국말을 잘 하는 교사를 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영어가 좀 서툴고 연세가 좀 있는 분이라 하더라도 과거 교직에 몸 담았던 어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제안이었다. 한 번 교사를 했던 분들은 비록 교직을 은퇴하고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았다 해도 그들 속에 교사의 얼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록 아이들 문화에 익숙치 않더라도 교사의 얼을 지니고 있는 경륜있는 교사들과 아이들을 이해하는 젊은 청년들이 함께 교사를 하면 가장 최선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이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귀가 번쩍 뜨이는 듯했다. 우리 교회를 포함해서 이민교회의 주일학교 교육은 영어로 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 대부분 1.5세, 2세들만 교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거의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이 분의 말씀은 교육은 말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가지고 있는 학생에 대한 사랑과 열정, 즉 교사의 얼 그리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퍼뜩 스쳐가는 생각 중 하나는 '교회 안의 교사들을 소중히 존경하고 위하는 일에 너무 소홀했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영어를 하고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랫동안 교사로 수고하고 있는 젊은 교사들과 또 오랫동안 장년 성경공부를 인도해 오고 있는 교사들에게 어떻게든 좀 더 감사하고 격려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교회 안에 이런 교사의 얼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 마음 속에 몇몇 분들의 얼굴이 스쳐갔다. 스스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왠지 교사의 얼이 묻어있는 그런 얼굴들이었다. 이런 분들에게 있는 교사의 얼에 어떻게 다시 불을 붙일 수 있을까 고민이 시작됐다. 교사의 얼을 가지신 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토록 해야겠다. 한 번 교사는 영원한 교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