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한 일정을 마친 교황 프란치스코가 "앞으로 살 날이 몇 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겸손하게 지내려 한다"면서, 처음으로 죽음과 자신의 나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4박5일간의 방한 후 돌아가는 기내에서 '대중적인 유명세를 어떻게 다루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답하면서, 필요에 따라 은퇴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죄와 실수를 생각하면서,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으려 한다. 난 (삶이) 2~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이후에는 아버지 집으로 간다"고 했다.
올해 77세인 교황은 또한, 지난해 전임자였던 베네딕토 16세가 그러했듯 은퇴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600년 전통의 종신제도를 깨고,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 사임했었다.
교황은 "그(베네딕토 16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해 보자. '나는 오래됐고 힘이 없다'는 말은 우아함과 겸손, 그리고 용기에 대한 아름다운 표현이었다. 나도 동일하게 하고 싶다고 기도한다. 그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제도의 문을 연 것"이라고 했다.
교황은 또한 최근 '일부 신경 문제'(some nerve problem)로 평소보다 더욱 건강관리를 할 필요가 있으며, 잠을 평소보다 많이 자고, 독서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인 19일 새벽 아르헨티나 중부 코르도바주 고속도로에서 교황의 조카 에마누엘 오라시오 베르고글리오가 탄 승용차가 트럭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에마누엘은 중상을 입고, 그의 아내 발레리아 카르모나와 각각 2살과 8개월 된 두 아들은 목숨을 잃었다.
페레디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크게 슬퍼했다. 슬픔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