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주일 오후 노방전도에 참여했다. 밸리 지역의 한 한인마켓 앞에서 말씀 테잎과 전도지를 나눠주고 있었는데 4명의 십대 소년들이 뭘 좀 물어보고 싶다며 말을 건네왔다. 그 학생들은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다짜고짜 “담배 피우면 지옥가나요”라고 물어왔다. “왜 그런 질문을 하냐”고 물어봤더니 “방금 교회 전도사님이 자신들을 교회에서 쫓아냈기에 그런다”고 했다.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학생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학생들은 교회 담장 밖에서 담배를 피운 후, 예배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담임목사에게 들켰고, 곧 교육전도사가 뛰어나와서 절대 교회 안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왜 교회에서 담배를 피웠냐고 물어봤더니 그들은 교회 담 “밖”에서 담배를 피웠지 교회 “안”에서 피운 것이 아니라고 우기기도 했다.
이런 대화를 처음 나누는 것이 아니기에 필자는 담배에 관한 그들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았다. 그들은 담배를 즐긴다고 고백했고,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무슨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은가 물어봤더니 한 학생은 진학 문제, 또 한 학생은 마약을 팔다 걸려 집행유예 과정을 따르는 데 발생하는 어려움, 또 한 학생은 여러 번 자살미수했던 것 등 매우 심각한 속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약 20분간 그들과 대화를 나눴고, 담배를 피운다고 지옥에 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고 싶어도 교회에서(교회 안에서든 담장 밖에서든) 담배를 피우는 것은 교인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일이라고 말해 주었다.
대화를 마칠 무렵, 한 학생이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왜 교회에선 자신같은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 판단만 하느냐고 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포인트여서 그 학생에게 필자의 생각을 전했다. 교회는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흠있는 사람들로 꽉 차있고, 그래서 그런지 문제도 많은 곳이라고 말이다. 그렇기에 교회는 사람 위주로 다니는 곳이 아니고 하나님만 바라보며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은 “그렇게 생각하니 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담배를 피우면 자동 지옥행인가? 반대로 교회에 다닌다고 다 천국행인가? 성경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다. 그릇된 이원론을 적용하여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물론 잘잘못을 따지자면 교회에서 담배를 피운 학생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학생을 쫓아낸 것도 문제가 있다. 예수님이라면 그렇게 하셨을까? 예수님은 그 당시 죄인들을 찾아 다니셨고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생활하셨다. 예수님은 흡연자도 사랑하신다.
청소년을 잘 지도하기 위해선 인내, 사랑, 연구, 노력, 시설, 그리고 때로는 전문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문제아든지 우등생이든지 상관없이 학생들은 많은 질문과 불만, 그리고 그릇된 생각과 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철이 덜 든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단번에 최선을 요구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용서하고 가르쳐 줄 사람을 찾고 있다. 물론 이런 교육이 가정에서 가장 먼저 이뤄져야만 된다. 앞서 대화를 나눈 학생들은 하나같이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했으며 부모의 잔소리와 폭력, 비하와 방치 등 가정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고 말했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 집으로 돌아가 안정된 생활을 되찾으라고 조언했지만 그들은 불가능하다고만 했다. 담배를 피운다고 지옥가지 않는다. 한번 실수했다고 인생이 다 망가지지 않는다. 소망을 갖고 노력한다면 결코 낙오자로 남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소망의 씨앗을 심어 주어야만 한다. 우리가 먼저 노력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