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발효과”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큰 차이로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보다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이로 실패를 경험했을 때 상대적으로 느끼는 상실감과 절망감이 훨씬 크다는 주장입니다.
올림픽 레슬링 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죽을 만큼 노력해서 결승전에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간발의 차이로 지는 바람에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또 다른 어떤 선수는 첫 번째 경기에서 패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탈락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그러나 패자 부활전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연승에 연승을 거듭한 결과 감격적으로 동메달을 따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이 두 사람이 함께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과연 이 두 사람 중에서 누가 더 기뻐할까요?
대부분의 경우 은메달을 받은 선수보다 동메달을 받은 선수가 더 기뻐한다고 합니다. 은메달을 딴 선수는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허탈감 때문에 소중한 은메달의 가치를 놓쳐 버립니다. 은메달리스트가 활짝 웃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반면에 동메달을 딴 선수는 거의 포기했던 시상대에 기적적으로 다시 오르게 된 감격 때문에 금메달을 딴 선수보다도 더 기뻐한다고 합니다.
공항에 30~40분 늦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친 사람보다 1분 차이로 비행기를 타지 못한 사람이 더 큰 절망감을 경험합니다.
학교 성적을 비관하면서 자살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간발의 차이로 상위권 진입에 실패한 이들입니다. 처음부터 공부와는 거리가 먼 학생들은 자살은 고사하고 스트레스조차도 받지 않습니다. 공부쪽으로는 처음부터 친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성패는 결국 간발의 차이로 결정이 납니다. 거창하고 대단한 차이가 인생을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라, 간발의 작은 차이가 인생을 좌우합니다.
베드로와 가룟 유다는 동일하게 스승이신 예수를 배반한 사람들입니다. 누가 낫고 못하고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합니다. 은화 30냥에 스승을 판 제자나, 진저리를 치면서 스승의 존재를 부정해 버린 제자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입니다.
그런데 유다는 돌이킴 없이 끝까지 배신의 길을 갔고, 베드로는 마지막 순간에 회개하고 돌아섰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인해 한 사람은 기독교 역사상 최고의 대사도로,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영원한 배신자로 자리매김해 버렸습니다.
작은 차이가 두 사람의 운명을 바꾼 것입니다. 간발의 차이가 인생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