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가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와 다른 이름을 가진 평신도복음침례회 이태종 임시 대변인은 26일 구원파 총본산인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변인은 "요 며칠 영장없이 집행되는 긴급 체포의 이유가 (검찰 말로는) 유병언의 은닉을 돕고 있다는 것이지만 실제로 그들이 수배자를 은닉했는지 모르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금수원 안에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10만 성도를 다 잡아가도 유병언은 안된다"며 "우리는 심정적으로 10만 성도가 하루씩 유병언을 숨겨줘 결국 모두가 다 잡혀가게 되더라도 최후까지 그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우리가 금수원에 모이는 것은 유 전 회장을 숨겨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고 나면 연락이 끊기는 교인들이 속출해 무서워서 모이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데 현상금 5억원을 걸겠다고 말하면서 돈은 "오대양 꼬리표에 세월호 꼬리표까지 달지 않기위해 10만 (구원파)성도들이 기금을 마련해서 내놓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소수의 구원파 신도들이 선동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수사 초기부터 '유 전 회장과 종교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던 구원파가 사실상 유 전 회장의 입장을 대변하며 검찰과의 전면전을 벌이는 모양새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90%의 신도들은 유 전 회장의 개인 범죄에 환멸을 느끼고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는데, 극소수의 신도들이 '유 전 회장이 구속되면 망한다'는 식으로 교회와 직결시켜 강경 대응을 선동하고 있다"며 "여러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상황을 극한으로 끌고가는 측면이 보여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오히려 구원파의 결속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의 포위망이 더욱 좁혀 올수록 구원파 내 일부 세력의 위기감은 커질 것"이라며 "오히려 결속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