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SBC) 윤리와종교자유위원장인 러셀 무어(Russell Moore) 목사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은 수단 여성의 자유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올해 28세인 메리암 이브라힘은 20개월인 아들이 있고, 지금은 임신 8개월째다. 메리암의 남편 다니엘 와니는 신체 장애가 있다. 메리암은 무슬림 아버지와 기독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가 가족을 버린 이후로 어머니에게서 기독교적 교육을 받고 자랐다. 결혼도 기독교인인 와니와 했다. 그러나 수단 이슬람법에 따르면 메리암은 아버지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무슬림이며, 따라서 기독교인인 와니와의 결혼은 배교와 간통 행위로 처벌 대상이 된다. 결국 메리암은 출산 후 태형 100대와 사형을 선고를 받았다.
이처럼 잔혹한 판결은 국제적인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단 주재 미국,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대사들은 성명을 내고 "수단 정부는 자신의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수단 국민의 종교의 자유를 보호해 주길 바란다"고 대사들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가운데 무어 목사는 케리 국무장관에게 "정말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이러한 일은 우리 미국 정부가 나서서 비판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케리 장관이 직접 나서서 메리암 이브라힘에 대한 판결을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것으로 비판하고, 이 여성의 석방을 요구해 주기를 부탁한다. 미국 국무부의 외교적 영향력을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인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는 일에 써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무어 목사는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수단에서의 기독교 박해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메리암에게 닥친 것과 같은 일은 사실 수단에서는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다"며, "수단에서는 정부가 이 같은 인권 침해를 지시하는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아직 남아 있다. 또한 수많은 극단주의 집단들이 소수 집단들을 박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어 목사는 "메리암이 겪고 있는 이 일은 수단에서 아직까지 힘을 갖고 있는 신성모독법과 그 법으로 인한 종교 자유의 침해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증거"라고도 말했다.
국제 기독교 박해 단체들은 수단을 전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지목해 왔다. 지난해 오픈도어즈 종교 자유 탄압 국가 리스트에서 수단은 11위에 올랐다. 오픈도어스는 "수단 정부 지도자들은 주로 급진주의적 성향의 이슬람주의자들로 이 나라에서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살해, 공격, 약탈, 체포, 강제 결혼 등의 박해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법과정의센터(ACLJ)는 메리암의 석방을 위한 청원 운동을 시작했고, 22일(현지 시간) 현재까지 약 15만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또 다른 국제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도 메리암을 위한 청원이 올라 왔으며, 현재 24만 명 가까이에 달하는 세계인들이 자신의 서명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