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 목사(다일복지재단)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한 '노란 리본' 캠페인이 '무속설'에 시달리는 것에 대해 "한 마디로 터무니없는 사람들의 상식 이하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최 목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26일 쓴 글에서 소위 '노란 리본 무속설'에 대해 "복음적 내용과는 너무 거리가 먼 정신 병리학적인 종교적 신념이거나, 극우적 이념에서 나온 아주 저질적이고도 악의가 담긴 분명한 거짓"이라며 "노란색과 나비가 무속종교라는데, 너무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는 "노랑나비가 저승으로 가는 영혼의 상징이니 쓰지 말라고요? 나비는 기독교에서도 부활의 상징으로 그동안 쓰여 왔다"고도 했다.
최일도 목사는 "그런데 무슨 노근리 평화공원까지 들먹이면서 노란 나비가 저승으로 가는 영혼을 상징해서 도저히 안 된다니, 이런 억지 주장을 퍼트려 순진한 성도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람들 정말로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그런 사람들의 논리를 따르자면, 무속인들이 쌀로 점을 치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는 밥도 먹으면 안 된다"며 "빨간색과 흰색 깃발을 무당집 깃대에 걸므로 빨간색, 흰색은 교회에서 절대 사용하지도 말아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노란색'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알다시피, '노란 손수건'이라는 실화에서 바탕한 상징색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 목사는 "노란 손수건을 달 수 없으니 상징적으로 리본으로 축소해 달자는 국민들의 자발적 추모와 구조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무슨 악마의 술수이고 사탄의 놀음에 놀아난다고 떠드는 건지 이해가 안 갈 뿐 아니라 정말 수준 이하의 주장이라 상대하기도 부끄럽고, 전체 기독교를 매우 수치스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 목사에 따르면 노란 리본이 '무사 귀환'을 상징하게 된 것은 4세기 유럽에서 만들어진 '그녀는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She wore a yellow ribbon)'란 노래이고, 이후 신대륙으로 이주한 유럽 청교도들을 통해 미국에까지 퍼지게 됐다. 미국에서 노란 리본이 크게 확산된 계기는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인 피트 하밀이 뉴욕포스트에 게재한 '고잉 홈(Going home)'이란 제목의 글이고, 이 이야기는 1973년 토니 올랜도와 돈이 만든 노래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주세요(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로 만들어져 미국·영국에서 크게 히트를 기록했다.
최일도 목사는 "요 며칠 사이 노란 나비 무속설에 대해 많은 성도님들이 혼란스러워 한다기에, 목사님들 중에서도 내용을 알아 보지도 않고 노란 리본의 무속설을 퍼트리며 신학도 철학도 상식도 없는 근본주의적 해석으로 성도님들과 지인들에게 이런 내용을 보내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라며 "뭐든지 과하면 아니함만 못하듯, 거두절미하고 이런 역사조차 알지 못하고 자의적·부정적·근본주의적으로 해석하고 퍼 나르면 믿지 않는 사람들은 기독교를 역시 개독교라면서 한탄할 뿐"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의식 있는 크리스천들이 이럴 때는 침묵하지 말고 나서서,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귀신, 사탄, 주술 운운하면서 기독교를 온 국민들 모두에게 도매금으로 욕 먹게 하는 이 엉터리 문자 릴레이를 당장 중지하자고 촉구하길 바란다"며 "지금 우리 한국교회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남녀노소 모든 성도님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마땅히 할 일은, 처절한 아픔에 동참하면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며 기도하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울며 기도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결단코 안 되고,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신 우리 주님과 함께 사회에 만연된 거짓과 사회악과 과감히 맞서 투쟁해야 한다"며 "이미 실추된 기독교의 위상 뿐 아니라 세월호의 침몰로 참담하게 무너진 이 땅의 기초부터, 진정한 기본부터 다시 쌓아가는 신앙의 몸부림이 있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최 목사는 "노란 리본 무속설에 대해 다시 한 번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노란 리본은 하셔도 되고 안 하셔도 되는 것"이라며 "'노란 리본 하면 안 된다! 해도 된다! 해야만 된다!' 말들이 교회 안에 급속히 많아진 것 같은데, 기독교 복음과 신앙의 본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