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이찬수 목사.

지난주 '세월호 관련 설교'로 논란이 일었던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대로 27일에도 관련 설교를 계속했다.

제럴드 싯처의 책과 동명의 '하나님 앞에서 울다(대하 7:13-14)'를 제목으로 설교한 이찬수 목사는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제 마음의 골똘한 질문 하나는, 우리 이웃이 이렇게 끔찍한 재난을 당해 울고 있을 때 우리 크리스천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라며 "안산과 진도 현장을 오가면서 봉사하는 '다람쥐 택시' 이야기를 어제 전해 들었는데,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답과 같이 느껴져 설교 패턴을 다 바꿨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하겠다고 했다. 첫 번째는 '슬픔을 당한 이웃과 더불어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롬 12:15)'이다. 그는 "세월호에서 절망적인 소식이 전해졌을 때, 전국에서 사고 현장으로 몰려가 슬픔 당한 이웃들을 위해 2천 명 이상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진도군청에는 구호품을 전하고 싶다는 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며 "우리 교회도 곧 창립 12주년 예배를 드릴 텐데, 그때 모은 헌금으로 슬픔 당한 안산의 이웃들을 위해 무언가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는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경고를 주고 계시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이 목사는 "한 중학생이 이번 사고 후 '하나님께서는 왜 이런 사고를 막지 않으시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을 알고 많은 생각을 했는데, 성숙한 그리스도의 증인이라면 그 질문을 '하나님, 이 사건을 통하여 우리에게 무슨 경고의 말씀을 주시려는 것입니까?'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실태를 보면, 지금까지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기적 아니었나"라며 "그러면서 문득 혹시 오늘 이찬수 목사 개인에게, 우리 가정에, 이 교회에 하나님께서 오래 참고 계시는 일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목사는 "매 맞고 돌아서면 너무 아프니,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며 "이렇듯 하나님의 인내하심으로 말도 안 되는 우리를 보고 계심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깊이 돌아보는 영적 회개 운동이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찬수 목사는 이러한 어두운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세 가지 행동지침'도 제시했다. 먼저는 불의한 세상에 대한 '의로운 분노'를 회복해야 한다. 이 목사는 "하나님은 하박국 선지자의 분노와 울분을 수용하셨고, 시편을 봐도 하나님께서 섭섭함과 항변을 허용하고 계신다"며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 교회 잘 다니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은 불의한 세상에 대해 울분을 갖고, 하나님께로 나아오길 원하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래 알고 있었지만 이번 참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얼마나 총체적으로 부실한지 잘 알게 되지 않았나"며 "저는 선장의 만행보다 더 좌절되는 것이 이 나라의 타락한 시스템"이라고 말한 후 세월호 관련 여러 기사들의 제목을 불러주기도 했다. 그는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디모데후서 4장의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하는 말씀으로, 극도의 자기 사랑과 돈 사랑에 대한 것이 떠올랐다"고도 했다.

또 "거룩한 분노란 무엇인가"라며 "SNS에 울분을 표시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감정을 쏟아놓는 것도 일부 맞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제대로 된 울분을 표하기 위한 '침묵'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계를 예로 들면서 "우리 교회에 계시는 많은 정치가들이 오늘 이 시대의 타락한 정치에 울분을 느끼는 그리스도인이 되어, 거기에 동화되지 않은 채 거룩한 분노를 갖고 잘못된 여러 시스템과 관행을 고치는 데 몸을 내던지는 '크리스천 정치가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두 번째 지침은 '나 자신의 회개'이다. 이찬수 목사는 "선장과 선원, 선주에 대해 얼렁뚱땅 넘어가선 안 되고, 아이성의 참패 후 아간을 심판했듯 잘잘못을 따져 엄벌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 자신도 그 일에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아이성의 참패 후 여호수아가 옷을 찢고 회개했듯, 우리도 자신에 대해 깊은 회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한다. 이 목사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물론 눈물을 흘려야 하지만, 우리는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울어야 한다"며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이 한반도 땅에 임하시기를 구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의 이 아픔이 한국교회의 회개 운동으로, 저 같은 목사들의 회개 운동으로 연결되어 다시 치유와 회복의 은혜로운 자리로 나아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다음주인 5월 4일에도 관련 설교를 한 차례 더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