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가 방사선 치료와 요양마을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사순절 첫째주일인 9일 주일예배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10-11월 몇 차례 설교를 전한 후, 올해 1월 1일 송구영신예배를 제외하고는 강단에 서지 못했었다.

이 목사는 설교에 앞서 "올해 1월 20일 만 7주에 걸친 총 34회의 방사선 치료를 무사히 마쳤고, 이후 홍천 요양마을에서 휴식을 하고 이렇게 강단에 복귀해 사랑하는 교우님들과 다시 대면하게 해 주신 주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아울러 부족한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인내로 기다려 주신 교우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는 고린도에 머물던 바울 이야기가 담긴 '일 년 육 개월을 머물며(행 18:9-11)'를 제목으로, 행복에 대해 설교했다. 이 목사는 "행복은 지금 있는 듯 보이다가도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상대적인 속에 있지 않고, 시간과 공간에 따라 그 의미 혹은 가치가 달라지는 가변적인 것도 아니다"며 "행복은 자기 삶에 대해 절대적인 가치와 보람을 느끼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만 둥지를 틀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변적이고 상대적인 세상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절대 불변의 진리이신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속에서만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재철 목사는 "바울은 고린도에서 18개월 머무는 동안 헐벗고 굶주린 삶이 다반사였고, 천막을 제조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며 복음을 전해야 했기에 한가로움이나 심적 여유도 전혀 없었지만, 그가 행복하지 않거나 불행한 것이 전혀 아니라 정반대였다"며 "사람들 보기에는 비록 초라하고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어도, 그는 그때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편지하면서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라'고 명령한 데서 알 수 있듯 기쁨과 감사가 충만한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손에 잡은 듯 보이다가도 한순간에 없어져버리는 상대적인 행복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 절대적인 행복이었다.

이 목사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자신과 함께하시며 그 도구로 쓰임받는 바울의 삶이 지닌 절대적인 의미와 가치를, 이 세상 무엇과 견줄 수 있겠느나"며 "자신과 함께하시는 주님의 도구로 쓰임받는 바울이 그 주님 안에서 어떤 상황에서든 감사와 기쁨이 충만한, 절대적 행복을 누렸음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님은 시간과 공간의 지배 속에 살아가는 바울 옆에만 계셨던 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어 바울을 위해 바울보다 앞서 가시는 하나님이시기도 했다"며 "바울은 이처럼 '먼저 가시는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유대인들의 온갖 비방과 중단 없는 중상모략 속에서도 무려 18개월간 자신의 삶으로 복음을 증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바로 그 18개월 동안 고린도에서 바울은 자신의 첫 서신인 데살로니가전서와 두번째 서신인 데살로니가후서를 기록해 교인들에게 보냈다"며 "신약성경의 사분의 일을 차지하는 바울서신에 의해 기독교의 체계가 확립됐는데, 그 타락의 도시로부터 기독교의 체계가 확립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먼저 가시는 하나님의 은총 속에 기독교의 체계를 확립하는 한 사람, 그 한 명의 도구로 쓰임받은 바울의 삶이 지니는 절대적인 가치와 의미로 누린 바울의 절대적 행복을 이 세상 그 무엇이 흔들거나 빼앗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는 우리 곁에 동행하시기만 한다면 우리와 다를 바 없으시겠지만, 우리 곁에 계실 뿐 아니라 '먼저 가시는 하나님'이시기도 하다"며 "고작 한 발짝 먼저 가신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먼저 가시면서 필요한 것을 미리 예비해 두시는 여호와 이레(준비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창 22:14)와 에벤에셀(여기까지 도우시는 하나님·삼상 7:12)의 하나님"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어느 순간에든지 지금까지 지나온 우리 인생을 되돌아보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나를 도우셨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하나님께서 언제나 우리를 위해 먼저 가시면서 필요한 것을 예비해 두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라며 "믿음은 내가 가야 할 길을 나보다 먼저 가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으로, 그 하나님을 믿는 사람만 어떤 상황 속에서든 바울처럼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의탁할 수 있고,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런 사람의 삶이 하나님 안에서 절대적인 의미와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먼저 가시는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현재 자신의 상황이 어떠하든 그를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상황 속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행해야 할 바를 믿음으로 지금 행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살면 우리는 반드시 가나안의 절대적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는데, 하나님의 언약의 땅 가나안은 우리의 외부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우리보다 먼저 가시는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의탁한 우리 마음 속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사순절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답게 살지 못하는 자신의 삶을 바르게 추스르는 참배의 절기로, 주님께서는 우리가 주님을 알기도 전에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 주셨고 여호와 이레이자 에벤에셀이신 그 주님 안에서 우리 각자의 삶은 이 세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며 "사순절 첫째주일을 맞아 우리 모두 행복해야 할 우리의 삶을 불행으로 허망하게 흩날려 버렸던 어리석음을 회개하고, 우리를 위해 언제나 우리보다 먼저 가시는 하나님을 믿고, 그 하나님께 우리의 삶을 온전히 의탁하자"고 설교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