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동고등학교가 손양원 목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중동고 총동문회 측은 당초 입학과 졸업 자료 등 예전 자료들이 6·25 때 소실돼 손양원 목사가 중동고 출신임을 알지 못했으나, 지난해 성탄절 특집으로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자료 조사 과정에서 이 사실이 밝혀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고 총동문회측은 "방송에서 중동고 출신이라는 내용이 잠깐 나와 자료를 찾아봤는데, 애양원에 자료가 있었다"고 전했다.
손양원 목사는 1919년 당시 중동학교에 입학해 1년여간 수업을 들었으나, 아버지 손종일 장로가 3·1 만세운동 주동자인 탓에 학업을 그만둬야 했다. 학교측은 "학교에서 강압적으로 내보냈다거나 퇴학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학교 역사상 그런 사유로 퇴학시킨 예는 없었다"며 "애양원 기록에도 '개인 사정으로 중도에 그만둔 것'으로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손양원 목사는 이후 1938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순천 애양원교회에 부임해 한센병 환자들과 생활했으며,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다 1942년 투옥됐다. 해방 후 1948년 여순반란 사건 때 두 아들을 숨지게 한 공산당원을 양아들로 삼아 '사랑의 원자탄'으로 불렸으며, 6·25 전쟁 당시 순교했다.
순복음강남교회 안수집사인 백강수 총동창회장은 "중동고와 7만명의 동문들은 학교의 역사를 빛낼 보석 같은 선배님을 발견하게 돼 기쁘다"면서 "한국은 물론 세계 교회에서 존경받는 인물인 손 목사님이 그토록 원했을 중동고 졸업장을 수여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총동창회는 졸업식 후인 오후 2시 기념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심포지엄에서는 손 목사와 신학교 선후배 관계인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와 손양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발표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