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젊은 교회인 '져니쳐치오브아틀란타(이하, JCA)'의 매튜 로 목사를 만났다.

애틀랜타는 다운타운에는 조지아공대와 조지아주립대(GSU), 사바칼리지오브아트앤디자인대학(SCAD) 등 유수한 대학들이 자리하고 있고, 조금만 북쪽으로 올라오면 유명 사립대학인 에모리대학이 곳곳에 여러 캠퍼스로 나눠져 있으며, 에덴스 지역의 조지아대학(UGA) 본교 및 귀넷 캠퍼스 등 크고 작은 대학이 많아 활력 있고 역동적인 젊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기자가 JCA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현재 250-300명 가량이 출석하고 있는 JCA는 처음부터 방향을 '캠퍼스 교회'로 설정했고, 전도 대상자 역시 특별한 인종에 구애 받지 않았다. JCA의 인종 비율을 굳이 따지자면 아시안이 80%, 비아시안이 20% 가량이며, 아시안 가운데 60% 정도는 한국인 2세, 나머지도 대다수는 중국인 2세다. 담임인 매튜 로 목사를 비롯한 사역팀은 모두 한인 2세로 구성돼 있다.

40대 초반인 매튜 로 목사는 미국에서 태어나 웨스트 미시건에서 자라면서 인근에서 유일한 동양인 가족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는 백인 위주의 캐톨릭 교회에 출석하다, 대학에서 영 김 목사를 만나면서 캠퍼스 사역에 대한 비전을 받았다고 밝혔다.

2004년, 필라델피아 그레이스커버넌트쳐치(담임 영 김 목사)에서 애틀랜타로 파송받아 다른 6명의 성도들과 캠퍼스 교회 개척을 시작한 매튜 로 목사는 "처음 기도의 응답으로 비전을 갖고 왔지만 직업도 없고 살 곳도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캠퍼스에 나가 전도할 때 준비된 많은 이들이 초대에 응답했고, 첫 해에 40명, 이듬해에는 80명으로 성장시켜 주셨다. 지금은 매주 250명에서 300명 가량이 조지아 공대에서 두 번의 예배를 드리고 있고, 70-80명 가량의 청, 장년들이 노스 드루이드 힐 선상의 한 교회 건물을 빌려 오후에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JCA를 소개했다.

JCA 매튜 로 목사.
(Photo : 기독일보) JCA 매튜 로 목사는 한인 2세지만, 한인 중심의 교회 혹은 한인 2세 교회가 아닌 일대일 제자양육을 통해 헌신된 제자로 세우는 사역이 중심인 교회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해 시작된 'Young Adult Group', 즉, 청, 장년층을 위한 예배는 지난 9년간 사역의 결실과 같다. 대학시절 제자훈련을 받으며 신앙생활을 하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애틀랜타를 떠나지 않고 남은 이들을 위한 예배의 필요성이 생겨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이다. 이 중에는 결혼한 커플도 있고 아이들도 있지만, 아직은 미혼인 청년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이 그룹 역시 시간이 지나면 가족 중심의 장년층으로 변화되어 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JCA와 같은 '아시안 중심의 젊은 다민족 교회'는 대학생이 되면 교회를 떠나는 한인 2세 영어권 청년들, 가족이 생기면 다시 한인 교회의 품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영어권 장년들을 담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그릇'이 될 수 있을까?

애틀랜타 이민사회 역사가 한 세대의 기준인 '30년'을 넘어가면서, 한인사회는 양적, 질적 성장이 이루어졌고, 자연스럽게 교회도 꾸준한 성장을 경험하게 됐다.

이민과 이주로 유입되는 1세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해온 한인 교회들은 당연히 1세들의 자녀인 2세들의 신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2세 사역 혹은 영어권사역(EM)도 전문화, 체계화 되는 추세다.

가장 중요한 것은 1세 교회와 2세 교회의 관계설정 문제로 가장 일반적으로는 1세 교회가 2세 교회를 품는 형태다. 흔히 Korean Ministry(KM, 한어권), English Ministry(EM, 영어권) 사역으로 나눠져 한어권의 든든한 영적, 재정적 지원 아래 영어권 유스, 대학부, 청년층 등이 자리한다. 하지만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역사가 오랜 교회든 짧은 교회든지 영어권 장년 그룹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40-50대 영어권 장년들이 몇 명 있다고 해도 한어권과 비슷한 형태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을 뿐이다.

다른 형태는 한 교회의 지붕아래 있지만 영어권은 재정과 리더십에 있어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한어권과는 파트너십을 갖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형태는 어느 정도까지는 같이 갈 수 있지만 한어권과 영어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문화와 인식의 차이가 있어 시간이 길어질 때 그 차이의 폭이 점점 커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이외에도 1세 교회와 함께 성장하다 분립해 독립적인 2세 교회를 세우는 경우가 있으며, 아예 처음부터 1세 교회와 관계 없이 영어권 목회자가 다민족교회를 개척하는 경우, 개인적으로 미국교회에 출석하는 경우 등이 있다.

매튜 로 목사는 JC가는 한인 교회 혹은 한인 중심의 교회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한인 2세 성도들이 많고, 사역팀 역시 한인 2세들이지만 교회 내에서 특별히 한 민족이나 인종을 강조하거나 중점을 두지는 않는다고 한다. 민족적, 문화적 구심점보다는 캠퍼스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일대일 제자양육'이 JCA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현재 JCA에는 약 50명의 리더들이 있어요. 300명이 드리는 주일예배를 가장 바깥 고리로 설정한다면 그 안에 패밀리 그룹이 있는데, 10명 정도로 이뤄진 소그룹이죠. 하지만 가장 코어그룹(핵심)은 일대일 제자양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시절은 인생에서 매우 특별한 시간입니다. 짧은 몇 년의 시간에 예수님을 만나고 깊이 체험한 뒤, 졸업 이후 곳곳으로 흩어지지만 우리는 '사람들을 유지하는 것(Keep People)'보다는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것(Grow People)'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졸업과 동시에 80-90%가 떠나지만, 감사한 것은 그 중에 함께 남아 제자의 삶을 계속 살기 원하는 리더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말씀과 삶을 나누는 제자양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자는 로 목사에게 JCA가 캠퍼스 사역(Para Church)과 일반 교회의 중간의 형태가 아닌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No'였다.

"우리는 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로컬쳐치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캠퍼스로의 부르심은 매우 특별하지만, 그렇다고 교회의 형태를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캠퍼스는 전 세계 모든 인종들이 모여드는 선교지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추수할 일군이 되어 추수할 때가 이른 곡식을 거두는 일을 하는 것이죠. 물론 아직 학생 위주의 교회라 재정적인 면은 항상 도전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축복은 매년 20-40명에게 세례를 준다는 사실입니다. 몇 년 전에는 노스캐롤라이나 랄리에 한 캠퍼스 교회를 개척하기도 했습니다. 길게는 리더들 가운데 신학을 공부해서 목사가 되고 지도자로 성장하는 이들이 나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JCA가 추구하는 사역이 한인 교회의 미래의 모습이 될 수 있는지 묻자, 매튜 로 목사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현재의 이민 교회 내 한인 2세, 영어권 사역 역시 큰 축복이며,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외국인이 볼 때 한국어를 사용하고 한국어 찬양을 하고, 한국의 정서에 맞는 설교를 전하는 한국 교회는...글쎄요, 그리 큰 매력이 없을 것입니다. 교회는 늘 한 세대를 더 앞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교회가 사라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한인 2세, 3세는 '외국인'입니다. 물론 한국 교회에서 받은 신앙적 유산들, 특히 기도의 열정이나 헌신은 저도 감사해하고 높이 평가합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를 지금의 1세 교회에서 다 담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들이 왜 교회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는지...그들의 깊은 내면과 생각, 상처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꼭 한인 2세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요즘 젊은이들이 교회에 원하는 것은 건물이나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감정적, 정서적 치유, 그리고 진리를 통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