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0년 전 한국전쟁 한 전쟁범죄 혐의로 1달 넘게 억류했던 미국인 메릴 뉴먼(85)씨를 지난 7일(현지시간) 전격 추방했다.
뉴먼 씨는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일본 기자들에게 "집에 가게 돼 매우 기쁘다. 북한 정부가 관용을 베풀어줘 고맙다. 아내를 보고 집에 가고 싶다"등의 소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본인이 잘못 생각하고 저지른 행위이며, 그는 그 점을 인정하고 사죄했으며, 심심하게 뉘우친 점과 그의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했다"며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추방했다"고 밝혔다.
사죄문에 따르면 뉴먼 씨는 북한 방문 중 6.25 전쟁 당시 구월부대 생존자들과 그의 가족, 후손을 찾는 것을 안내원에게 도와달라고 요구했고, 생존자들과 만나게 되면 '구월산유격군전우회' 소속원들의 주소와 이메일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죄문에서 뉴먼 씨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조선 인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빌면서 저를 처벌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며 "다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조선 인민을 반대하는 범죄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6·25 참전용사인 뉴먼 씨는 지난 10월 26일 10일간의 북한 관광을 마치고 평양에서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기 직전 체포돼 북한에 억류 중이었다.
北, 고령자 억류 부담에 뉴먼씨 추방, 케네스 배 선교사 협상 유도 위한 전략
케네스 배 선교사의 억류가 1년이 넘은 상황에서 북한이 뉴먼을 당초 예상보다 서둘러 42일 만에 석방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뉴먼 씨가 자신의 죄를 인정했고, 85세로 고령이라 억류 중 사망하거나 병이 심각해지면 북한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추방이 북한이 케네스 배 선교사를 억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미국인 억류는 북미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뉴먼 씨를 먼저 추방함으로 케네스 배 선교사 협상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태도를 유도해내려는 전략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메릴 뉴먼 씨가 북한을 떠나 가족과 재회하도록 허용된 데 대해 기쁘다"고 환영하며 케네스 배 선교사에 대한 석방도 촉구했다. 또 바이든 부통령 역시 북한의 케네스 배 선교사 억류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즉각 석방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