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Francisco)는 2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를 만났다. 이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지 일주일 만이다.
교황은 시리아에 관한 성명 발표를 시작으로 바티칸의 정치적 색채를 점차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로 드러나지 않던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교황 프란치스코는 약 25분간 이란의 핵 위협과 관련한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을 강력한 어조로 비난한 바 있다. 두 사람은 또한 중동 지역 기독교인들의 어려운 상황,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 내년 교황의 이스라엘 방문 가능성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내년 5월로 예정된 교황의 이스라엘 방문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이스라엘과 바티칸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양국 간의 정치적 관계가 성립된 지는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황 바오로 6세(1964년), 요한 바오로 2세(2000년), 이베네딕토 16세(2009년)에 이어, 이스라엘을 방문한 4번째 교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관계자들은 바티칸의 정치적 역할이 과거에 비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은퇴한 교회 역사가 알리스테어 시어(Alistair Sear) 목사는 "바티칸은 전통적으로 국제정치의 뒤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로마에 있는 아메리칸대학교(American University)의 시사전문가 제임스 왈스튼(James Walston) 교수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냉전이후 처음으로 드러내놓고 정치적 역할을 해 왔다. 그의 후반기 및 교황 베네딕토 16세 재임기에는 보다 조용했다"며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시어 목사는 "프란치스코는 교황으로서 단 몇 달 만에 신자들과 비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매우 유명인사가 됐다. 지금의 문제는 이러한 인지도가 국제적인 이슈에 끼칠 영향력을 늘리는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릴리전뉴스(ReligionNews)는 이와 관련, "어려운 주제를 언급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어 보이는 교황 프란치스코 아래에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는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비군사적 해법을 제시하고, 푸틴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남에서도 이러한 관점을 지속적으로 관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