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표출하며 욕설과 비방으로 대부분 이뤄진 힙합이 기독교적 내용으로 승화된다. ‘얼마면 돼’ TV에서 나오던 세상 드라마의 명대사가 교회만의 스토리로 재구성 된다. 교회의 세상문화에 대한 과감한 도전, 피하기만 했던 세상문화가 오히려 기독교적 코드가 될 수 있었다.
뉴욕 맨하탄 목회의 대표주자인 뉴욕정원교회가 지난 11월30일 선보였던 9주년 특별기념공연 ‘응답하라 NYGC’는 교회가 세상에 대해 문을 열 때 어떠한 모습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었다.
2004년 맨하탄 맨바닥에서부터 기도로 시작된 뉴욕정원교회가 현재 타임스퀘어 광장 정례 기도회를 선도하고, 까페를 통해 세상사람들을 교회로 초대하고, 방황하던 맨하탄 유학생들을 신실한 하나님의 일꾼으로 길러내는 양성소로 자리 잡기까지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감사와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리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는 세상문화의 옷을 기독교적으로 재단한 하나의 축제로 진행됐다.
‘응답하라 NYGC’ 공연은 스타워즈 시작자막을 패러디해 뉴욕정원교회의 역사를 긴 자막으로 기록하며 막을 올렸다. 공연 중에는 2006년-2012년까지 유행한 드라마 명대사들을 뽑아 뉴욕정원교회 내에서 부부가 된 집사 가정의 신앙스토리로 만들어 큰 웃음을 주기도 했고, 힙합감상이 주요 취미인 교회청년이 작사 작곡한 기독교적 힙합곡 3개가 연달아 발표(?) 되기도 했다. 위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 일과의 감사를 힙합으로 담은 곡, 기독교적 내용이 리듬감 있는 힙합에 담겼을 때 공연의 즐거움은 더해졌다. 젊은 시절 공중파TV 합창단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주효식 목사는 솔로곡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은 교회의 부목사도 까페 DJ가 됐다. 한 손으로 헤드폰을 누르며 연신 건들건들 거리며 던졌던 말들, 그러나 그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이날 DJ가 된 하동호 부목사의 말이다.
“뉴욕정원교회는 왜 교회에 까페가 있고 공연을 하고 문화사역을 하고 자꾸 세상으로 나가려고 할까요? 우린 이쯤에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문화사역!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복음을 문화라는 도구를 활용해 세상에 효과적으로 전하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는 성전이자 카페입니다. 믿는 자들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자들도 교회에 들어와서 효과적으로 전도할 수 있도록 세상에 문을 열어 둔 것입니다!”
뉴욕정원교회는 9주년을 맞아 교회가 그동안 운영해 온 가스펠 까페에 변화를 줬다. 께페 중앙에 소극장처럼 무대를 꾸민 것이다. 무대를 지나가면 예배를 드리는 성전이 나오고 무대 뒤에는 까페가 이어진 구조다. 뉴욕정원교회는 앞으로도 무대시설을 유지하며 각종 공연을 펼치고 장소로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목회자의 자녀로 자라나 일찍이 목회자가 됐던 주효식 목사의 맨하탄 목회 사연은 매우 특별하다. 아무도 가지 않은 좁은 길로만 가려던 그를 만류했던 주변인들도 현재의 뉴욕정원교회 역동성에 박수를 보낸다. 때문에 주효식 목사의 9주년 소감도 남달랐다. 주효식 목사는 그동안 함께 해준 동역자들에 대한 감사를, 또 앞으로 10주년과 더 큰 미래를 향한 희망찬 소감을 말했다. 다음은 주효식 목사의 이날 9주년 관련 발언이다.
처음 맨하탄에서 개척하려 할 때 사람들은 수많은 교회가 문을 열고 닫았다며 만류했다. 그런 환경에서 개척했고 우리 교회가 1년이 지날 때 다들 기적이라고 했다. 그 기적이 9년동안 이어졌다. 벌써 9년이 지났나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사람들이 6개월도 버티지 못한다고 했던 곳이 9년이 됐다. 이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감추어진 것이 없다. 이것이 전부다. 작고 연약하고 부족한 자들이 모이는 교회이지만 단순히 기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9주년을 맞아 그런 마음을 갖게 된다. 교회가 든든히 서갈 수 있는 것은 주님이 주신 한 소망 안에서 저와 다른 교역자들과 여러분이 함께 한 마음 한 뜻이 돼서 같은 방향과 목적으로 가는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공연이 하나님이 세우신 목적, 그리고 우리가 보이는 인간적인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이 소망하시는 목적을 이뤄가는 새로운 1년이 되는 또 10주년을 향해 가는 그런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공연을 보니 걱정을 많이 했다. 이 카페 구조를 바꾸느라 온 식구들이 다 힘을 모아서 바꿨는데 그 중에 연습도 제대로 못하고 그랬는데 한 순간에 그런 염려가 날아갔다. 뉴욕정원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목적대로 목표대로 계속 나갈 것이다. 갑자기 준비한 9주년이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이 있었다. 10주년에는 1년 동안 힘을 모아 저력을 보이는 시간을 보였으면 좋겠다. 교계의 사람들도 많이 초대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진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