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영국 성공회 캔터베리 대주교가 “영국 성공회가 식민지주의의 죄적인 권력 형태에서, 21세기에 맞는 구조로 갱신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나이로비에서 시작된 ‘참회하는 성공회 신도들의 모임(Fellowship of Confessing Anglicans, FCA)’ 오전 미사에 참석한 웰비 대주교는, “이는 나의 오랜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성공회의 구조는 중세 시대 성직자들의 권력을 위한 것이 아니다. 복음은 계속 전파되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웰비 대주교는 1960년대 아프리카계 카리브해인(Afro-Caribbean)들을 교회에서 제외시켰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교회 내 차별과 편애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1960년대 카리브해인들이 대규모로 영국에 건너왔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교회에서 환영받지 못했고 그들만의 교회를 형성했다. 아프리카계 카리브해인들의 공동체는 현재 영국에서 강력한 교회가 됐다. 나는 2주 전 그들의 지도자를 만났는데, 그들은 매우 힘이 있었다. 영국 성공회는 그들이 가지고 왔던 새로운 활력과,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셨던 것들을 잃었다”고 말했다.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 재확인
웰비 대주교는 또한 영국 의회 내에서 발생한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국 정부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다. 현재 영국 성공회는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어느 누구를 성별에 따라 싫어하거나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결혼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감수하면서 의회의 움직임에 반대했고, 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동성결혼 합법화 뿐 아니라, 가정 내 폭력·간음·포르노 등도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대주교 평의회를 비롯해 수단,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나이지리아, 케냐, 미국 성공회측도 함께했다.
지난 2008년 동성애 성직자를 인정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성공회 내 갈등이 격화되자, 아프리카·아시아·호주·남미 출신의 보수 성향 성공회 교인들과 서구 복음주의자들은 ‘참회하는 성공회 신도들의 모임’이라는 독자적인 모임을 결성한 바 있다.
이들은 전 세계 성공회 교인 8천만명의 절반을 대표한다고 자처하면서, 미국 성공회가 동성애자 진 로빈슨 사제를 교구장으로 임명한 것에 반발해 2008년 세계성공회미래회의를 개최하고, 성공회 최고 정기총회인 람베스 회의에 불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