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어린이 400여명을 비롯, 하루밤 사이에 1400여명이 사망하는 만행이 자행된 후 세계는 미국을 쳐다보고 있다. 미국이 언제 이 만행을 저지른 당사자에 응분의 대가를 치루게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근교에서 지난 8월 21일 자행된 이 만행이 시리아 정부의 소행이고 사린 독가스 공격 때문이라는 분명한 증거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30일 시리아 정부에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한적인 군사공격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로부터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 승인을 먼저 받을 것이라며 결정권을 의회로 넘겼다.
오바마 행정부는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미국이 시리아 정부에 군사적 응징을 해야 하는 이유들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세계경찰국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 초래하게 될 혼란과 미국의 위상 추락이 대표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공격은 먼저, 미국의 국익(national interest)을 위해서라고 이유를 들었다. 군사적 응징을 통해 화학무기사용 금지에 대한 국제사회협약을 지키고 시리아 주변국인 이스라엘, 요르단, 터키, 레바논, 이라크 등 미국의 우방을 보호하며 화학무기가 테러리스트들에게 확산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국익이라는 것이다.
그는 도덕적 이익(moral interest)을 더 강조했다. “독재자가 수백명의 아이들을 죽였는데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메세지를 세계에 전달하겠는가? 미국은 다마스커스에서 일어난 것에 눈을 감을 수 없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 어떤 나라보다 이 책임을 지려고 한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9월 3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여기서 미국이 뒤로 물러서서 가만히 있으면 세계에 어떤 메세지가 전달되겠는가? 다른 독재자들은 괜찮구나하며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사용할 것이다. 이란, 헤즈볼라, 북한은 우리의 침묵을 좋아할 것이다. 미국이 ‘하지 말라’(never)고 하면 ‘하지 않아야 한다’는 메세지가 세계에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인 공화당과 주요 언론들도 미국의 시리아 정부의 만행을 처벌하는 차원의 군사 공격을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보헤너 하원의장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은 야만적인 것이다. UN은 행동을 할 수 없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행동을 못할 것이다. 미국은 온 역사를 통해 전 세계 민주주의와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항상 일어섰다. 나는 우리의 행동을 요청하는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UN 안보리를 통한 시리아 정부에 대한 제재는 시리아의 오랜 동맹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영국에서는 의회에서 시리아 정부에 대한 영국 군사력 사용이 거부당했고 독일도 군사력 사용 반대의사를 표명해 NATO를 통한 군사행동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터키 등 일부 국가가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이 나서면 돕겠다는 식이다. 사우디 아라비아 등 아랍세계는 미국은 자신들이 의뢰할 수 있는 지역경찰국가라며 자신들은 능력이 안된다며 미국이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0일 사설에서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은 오바마 때문도, 부시 때문도 아니다”라며 “그것은 시리아 정부가 자행한 인류에 반하는 범죄 때문이며, 미국 말고는 이런 범죄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나라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미국 스스로 세계경찰국이라는 자타가 인정하는 역할을 지금 수행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케리 국무장관은 “지금은 (미국이) 안락 의자 위의 고립주의를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방관자가 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일어서서 행동할 때다. 미국이 세계 안보와 가치를 보호하며 전 세계를 이끌 때”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존 메케인 상원의원은 “의회가 군사력 사용 결정을 거부하는 것은 재난이다. 미국과 미국 대통령의 신뢰도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회는 미국의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군사력 사용 승인 표결을 오는 9일 경 할 예정이다.
시리아에서 자행된 만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세계경찰국’이라는 미국의 위상을 재확인시켜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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