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영방송인 NPR(National Public Radio)이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체류자들을 대거 사면할 가능성에 관해 17일 보도했다.
이번 주간 라티노 방송사인 유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만약 의회에서 이민법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시 대통령 권한으로 1천1백만 명의 불체자를 사면할 것인가"라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Probably not.)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입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해야 한다. 나는 공권력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결정함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도록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 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오바마 대통령이 불체자 문제에 있어서 최우선적으로 의회의 액션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조치는 없을 것이라 언급하면서 자신이 불체자들을 위해 추방유예 조치 등 최선을 다했음을 간접적으로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인터뷰가 공개된 후, NPR의 해석은 다르다.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은 "아니다(No)"나 "절대 아니다(Never)"와는 분명 다른 표현이란 것이다.
이 발언은 이민법 개혁의 책임을 의회에 떠넘김과 동시에 그 개혁이 반드시 시민권 취득까지 가능하게 하는 대사면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여차할 경우 자신이 대사면을 대통령 명령으로 시도할 수 있음을 확증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헌법 2조 2항에서 대통령은 연방법을 위반한 범죄자까지 사면할 수 있는 광범위한 사면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일단 부정적 발언을 한 이유는 그것이 정치적으로 썩 바람직 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 결정에 반대하는 공화당으로부터 강한 정치적 역풍이 발생할 것이며 심지어 민주당으로부터도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