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량
(Photo : 기독일보) 정인량 목사

닐바나는 불교에서 열반(涅槃)을 뜻하는 말이다. 열반(涅槃)은 인도, 중국, 베트남, 스리랑카, 일본, 한국 등 불교가 승한 모든 나라에서 같은 의미로 전달되는데 "(바람 등이) 불기를 멈추다 · (촛불 등을) 불어서 끄다 · (촛불 등이) 불어서 꺼진 상태"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 निर्वाण)를 음을 따라 번역한 말이다. 열반을 적멸(寂滅) · 멸도(滅度)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불교에서 열반은 두가지로 해석되어, 하나는 차안(此岸)이 아닌 피안(彼岸)의 세계로 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고매한 선사나 승려가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열반했다고 한다. 대찰에 적멸궁이란 열반에 든 자들을 모신 불당을 말한다. 또 하나는 차안(此岸)의 세계(현실세상)에서 번뇌의 불을 꺼서 깨우침의 지혜를 완성하고 완전한 정신의 평안함에 놓여진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즉 불교에서 닐바나는 이승과 저승에서 공유하는 세계이다. 그래서 불교도의 최고의 소원은 선업을 통해 현실세계에서나 사후세계에서 닐바나에 들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후세계의 닐바나를 구체적으로는 천당이라고 한다. 기독교가 한때 천국을 천당(天堂)이라고 한 것은 사실 불교에서 파생된 용어이다.(현재는 거의 천당이라는 용어를 사용치 않는다) 불교는 총 6단계의 천당이 존재한다고 하며, 이곳에 들어간 사람의 머리에는 꽃이 자라게 되는데 그 꽃은 천당에서의 수명을 의미하고, 그 꽃이 완전히 져서 윤회를 하게 되면 왕족, 귀족, 엄청난 부자의 자녀나 재벌의 자녀로, 또는 비약적으로 뛰어난 능력이나 최고 수준의 미모를 갖고 태어나게 된다고 가르친다.

대만을 한 번 방문하였는데 천당소라는 화려한 집들이 도심지에 자리잡고 있어 안내인에게 물었더니 장례식장이라고 한다. 화려한 꽃장식의 운구차가 늘어서 있고 도무지 우울함이란 찾을 수 없는 명랑일색이요, 화색이 만발한 마치 잔칫집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공동묘지를 가보았는데 시신을 모신 작은집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는데 그 지붕위에는 예외없이 누런 황색 종잇돈들이 뭉치로 놓여 있었고 이것은 천당에 가는 노잣돈인데 가짜로 만든 것이라 해서 실소한적이 있다. 또 홍콩을 방문하였더니 아파트 대군들이 늘어선 곳에는 예외없이 공동묘지가 자리잡고 있었고 공동묘지를 향해 창문이 달린집은 매우 비싸다고 한다. 연유를 물었더니 조상신들이 재물의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기복신앙의 원조는 불교가 아닌가 한다.

기독교에서도 현실에서 일어나는 천국과 사후세계의 들어가는 천국 곧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 그런데 기독교의 천국은 무슨 화려함이나, 부요함이나, 안락함이나, 무병장수를 영원히 사는 곳이라거나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곳은 하나님이 실재 현현으로 통치하시는 곳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 죽어서 천당소와 같은 화려한 장례식장에서 거창한 장례의 예우를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황금빛 종이 노잣돈을 수의에 넣지 못한다 하여도 문제 될것이 없다.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그 나라는 오직 믿음으로 들어 가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한 가지 소망은 면류관의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이다. 면류관 지상주의(Crowncapitalism)라고 폄하 해서는 안된다. 그후에 우리는 주의 얼굴 낯을 뵙고 찬송하며 영생 할 것이다. 그런데 아불싸!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닐바나의 소원을 가지고 선업을 쌓는 불교도 보다 못하다면 이를 어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