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가 약 20년간 논쟁를 빚고 있는 여성주교성품안을 또다시 제출했다.
영국 성공회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여성의 주교 성품을 수용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영국 성공회 세계본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관련 법안은 7월 전국 의회를 통해 다룰 전망이다.
여성주교성품법안은 지난해 11월 주교원의 89% 찬성과 성직자원의 76% 찬성(찬성 148표, 반대 45표)으로 성직자들에게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으나, 평신도원에서는 64% 찬성(찬성 132표, 반대 74표)에 그쳐 결국 부결된 바 있다.
이번 제안은 12월 구성된 실무 그룹이 발표한 보고서와 더불어 나왔으며, 의회 평신도부는 이번주 초 회동을 가진 데 이어, 7월 8일 안건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요한 센타무 요크 대주교는 여성주교성품에 반대하는 전통주의자들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웰비 주교는 앞서 여성주교성품안이 부결된 날, “모든 여성사제와 지지자들에게 기도와 사랑을 보내고, 치유하시는 하나님이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성주교성품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성이 주교의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은 성서에 위배된다는 이유와, 여성은 주교로 성품받기에 부적합한 존재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찬성하는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피조물이며, 모든 세례받은 하나님의 백성은 교회에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지니고, 교회가 계속 여성 차별을 용인한다면 현대 사회에서의 역할을 의심받는 현실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성공회는 약 20년 전부터 여성사제성품은 인정해 왔으나, 여성주교성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여왔다. 만약 여성에 대한 주교성품이 통과된다면, 첫 여성 주교가 나오기까지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재 세계성공회에서 여성주교가 존재하는 교회는 미국, 캐나다, 호주, 아오테리아, 뉴질랜드, 폴리네시아성공회가 있으며, 지난해 11월 17일에는 남아프리카성공회가 아프리카 최초로 여성사제 엘리나 와무코야를 주교로 성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