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억류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44)씨가 북한의 최고재판소에 기소돼 재판에 회부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지난해 11월 3일 나선시에 관광 명목으로 입국했다가 체포된 미국 공민 배준호에 대한 예심이 전부 끝났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최고재판소에 기소돼 판결을 받게 된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예심 과정에서 배준호는 공화국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공화국을 전복하려고 책동한 자기의 범죄행위에 대해 전부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주 린우드에 거주했던 케네스 배씨는 미국 시민권자로 배 씨는 북한 관광 여행사'네이션스 투어스'를 운영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3일, 관광객 5명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 나오는 과정에서 평양으로 압송됐다. 정확한 억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꽃제비 사진'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었다.
억류 되기 전 배 씨는 북한 고아들을 돕고 빵공장을 지원하는 등 수년간 구호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 씨는 수 백명에 달하는 고아원을 지원하고 나진 선봉 지역의 빵공장도 지원한 사실이 전해졌다.
북한 역시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사업을 해 왔던 배 씨가 대북 지원 차원에서 수년간 꽃제비 사진을 찍어온 걸 알고 있었으며 그동안 이를 묵인해오다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고 지원활동을 해온 배 씨를 갑자기 구금한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되는 가운데, 북한이 배씨 재판 회부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미국을 압박해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북한은 2009년 3월 북중 접경지역에서 취재 중이던 미국인 여기자 2명과 2010년 11월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씨 등 수 차례 미국인을 억류하고 재판에 회부했다. 그리고 이를 빌미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미 고위층 인사의 방북을 유도했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성명에서"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북한에 있는 미국 시민들과 관련한 사안에서 우리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하고 있고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스웨덴 대사관 관계자가 지난 26일 배씨를 방문했지만 현재로선 공개할 만한 추가적인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정책순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