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사랑이 일으키는 ‘나비효과’ <왜 사랑하면 좋은 일이 생길까>
(Photo : 기독일보)
사소한 사랑이 일으키는 ‘나비효과’ <왜 사랑하면 좋은 일이 생길까>

신간 <왜 사랑하면 좋은 일이 생길까(다우)>의 서문은 시민운동가로 오바마 대통령과도 가까운 오티스 모스 주니어(Otis Moss Jr.) 목사가 썼다.

“우주를 통틀어 가장 급진적으로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이 책의 두 저자는 진정한 사랑이 품고 있는 과학적 근거와 정신의 작용에 대해 들려준다.… 이 책은 강인하고 용감하면서도 너그럽게, 한 마디로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아가는 법과 우리 몸에 밴 행동의 한계를 뛰어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종교의 마음>, <나눔의 숨겨진 선물>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생명윤리학자인 스티븐 포스트(Stephen Post)와, 저널리스트이자 <블러드송>을 쓴 소설가이기도 한 질 니마크(Jill Neimark)가 함께 썼다. ‘생명윤리학자 스티븐 포스트 박사가 25년간 연구 분석한 사랑의 놀라운 힘’이 부제로, 포스트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연구를 통해 ‘사랑’의 위력에 눈을 떴다. 여기서의 사랑은 물론 ‘에로스’가 아닌 ‘아가페’, 이타적 사랑이다.

포스트 박사는 故 한경직 목사가 1992년 수상한 ‘종교계의 노벨상’ 템플턴상 제정자로 잘 알려진 ‘존 템플턴’ 경으로부터 2000년 한 가지 제안을 받는다. “오직 사랑만을 깊이 연구하는 기관을 함께 세워보자”는 것이었다. 마침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만나면서 “사랑이 인간 존재의 핵심”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새롭게 깨달았던 그는 약간 당황했지만, 이듬해 ‘끝없는사랑연구소(Institute for Research on Unlimited Love, IRUL)’가 설립되기에 이른다.

미국 심리학회 회장을 지낸 해리 할로가 이미 반 세기 전인 1951년에 말했던 내용도 도움이 됐다. “사랑은 깊이 있고 부드러우며 매우 경이로운 것입니다. 그럼에도 심리학자들은 삶 전반에 스며들어 큰 영향을 미치는 이 강력한 동기(motive)에 갈수록 덜 주목하고 있습니다. 증오와 폭력, 공포와 포르노에 관해서는 연구하면서, 왜 사랑과 같은 인간의 긍정적 감정은 연구하지 않습니까?”

IRUL은 현재 이타적 사랑을 주제로 삼은 선구적이고 수준 높은 실험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타인을 돕는 이들의 선한 마음과 행동, 삶을 연구 관찰해 ‘좋은 삶’의 지표로 삼을 만한 교훈을 뽑아내며, 사람들이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오랜 기간 연구했고, 인간발달학과 뇌과학, 노인학, 심리학, 사회학 등 일반적으로(불신자들도) 인정할 수 있는 수많은 학문을 동원해 “사랑이 정신 건강 뿐 아니라 신체 건강과 수명, 사회적 성공과 행복한 노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철학적·윤리적’ 관점이 아닌,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사랑을 조명한 것이다.

‘흥미롭고 참신한’ 연구 결과를 몇 가지만 소개하면, △주는 행위는 사춘기 시절의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낮춘다 △누군가를 돕는 행위는 지속적인 운동보다도 사망률을 낮춘다 △누군가를 도우면 일상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사랑을 실천하면 자신에게 관대해진다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돕는 이가 도움을 받는 이보다 오래 산다 등이 있다.

포스트 박사에 따르면 사랑은 ‘아스피린’보다 뛰어난 약으로, 누군가에게 줄 경우 삶이 활기와 에너지, 기쁨으로 충만해진다. 사람을 향한 ‘사랑’에는 치유의 능력과 건강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줄 수 있다. 특권을 타고났든 가난하게 태어났든, 축복받은 인생이든 고달픈 인생이든, 주어진 배경에 상관없이 위대한 사랑은 바로 당신 손에서 시작될 수 있다.” 더 이상 사랑은 ‘추상적 명제’가 아니다.

책에는 포스트 박사가 200개 질문으로 만든 ‘사랑생애지수(Love and Longevity Scale)’를 소개하고, 사랑의 네 가지 대상(가족·친구·이웃과 공동체·세상 사람들)과 열 가지 방식을 제시한다. 이 열 가지는 ①삶을 축하하라, 감사 ②타인의 성장 돕기, 보살핌 ③사랑의 환원, 용서 ④사랑의 에너지, 용기 ⑤최고의 치료제, 유머 ⑥다시 보기, 존중 ⑦생존의 지킴이, 연민 ⑧관계의 끈, 충실함 ⑨공감하기, 경청 ⑩사랑의 천연조미료, 창의성 등으로, 책에서는 이를 자세히 풀어놓으면서 각 영역별 점수를 매길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분야를 세세하게 나눈 이유는, 우리가 사랑에 서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적인 자선사업가들에게도 마찬가지 이야기다. 포스트 박사는 처음 연구소 개설을 제안했던 존 템플턴 경과 해비타트 설립자인 풀러에게 사랑생애지수 진단을 받게 했는데, 항목별로 큰 편차가 나타났다고 한다.

“누구나 사랑을 주고받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들에게도 부족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사랑생애지수는 이처럼 개인의 능하고 서툰 사랑의 방식과 함께 인생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그러나 이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사랑은 단순하면서 위대하다. 푸근한 미소, 순간의 인내력, 부드러운 손길, 사심 없는 작은 선물처럼 사랑은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그렇게 소소한 행동이 쌓여 행복한 인생이 완성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면 사랑은 위대한 것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한 이들이라면, 사실 이렇게 복잡한 증명과 사례들이 굳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여기 실린 내용들은 하나님의 사랑의 형상된 우리에게 당연한 진리이자 ‘창조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는 불신자를 대상으로 ‘사랑의 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예화로 꺼내 쓸 수 있는 소재가 많다.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했지만 사랑이 메마른 이들도, ‘사랑의 효용성’을 몸소 체험하면서 ‘따뜻함’을 회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