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 받는 일은 오랜 전통이다. 그 원조는 동방박사들이다. 멀고 먼 나라에서 나귀를 타고 유대 땅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아기 예수께 드린 선물이 그 시작이다.

해마다 추수감사절이 지나면 블랙 프라이데이에 성탄 선물을 사려는 사람들이 상점마다 장사진을 친다.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담아 카드를 써서 주고 받거나 선물을 보낸다. 서로 선물을 나누는 이런 전통은 크리스마스를 더욱 의미있게 해 준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시계줄을 산 아내, 시계를 팔아 머리빗을 산 남편의 이야기처럼 진정한 사랑이 담긴 선물을 주고 받는 일은 참 아름답다.

나는 작년 성탄에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글을 받았다. 이 글의 내용은 간단하다.
돈의 가치를 아직 잘 모르는 소녀가 한 상점에 진열된 보석을 보다가 가게 안으로 들어 왔다. 소녀는 마음에 담고 있던 보석을 가리키며 “이것을 주세요”라고 했다. 주인 아저씨는 “누구에게 선물하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저는 어머니는 없고 언니가 저를 키우고 있는데 언니에게 선물하려고요”라고 했다.

그 아이는 자기의 저금통을 털어 마련한 돈을 손수건에 싸서 가져 왔다. 돈을 본 주인은 보석의 가격표를 얼른 떼어낸 후, “네가 가지고 온 돈이 좀 모자라긴 하지만 아저씨가 깍아 줄테니 걱정마라”하면서 보석을 포장해서 보냈다.

그 후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젊은 여인이 가게에 들어와 “이 물건이 여기서 산 것이 맞나요”라고 물었다. 주인이 맞다고 하자, “이게 진짜 보석인가요”라고 다시 묻는 것이다. 주인이 진짜라고 하자 그 여인은 “이 보석을 산 아이는 이것을 살 만한 돈이 없는데요”라고 했다. 그러나 주인은 “예. 맞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큰 돈을 이미 지불했습니다. 자기가 가진 사랑의 전부로 산 것이니까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여인은 동생의 사랑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돌아섰고 주인은 아름다운 두 사람의 사랑에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김 장로는 해마다 성탄이 되면 미리 준비한 사랑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보낸다. 금년에는 자신은 암으로 고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돈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자기를 위해서는 인색하지만 남을 돕는 일에는 언제나 지나칠 정도로 큰 마음을 쓴다. 김 장로와 같이 있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온기가 나에게도 스며드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처음 시작한 동방박사들은 좋은 본을 보여 주었다. 가장 귀한 선물을 자신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외롭고 소외된 분에게 정성과 사랑으로 드린 것이다. 그리고 미련없이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어떤 대가나 칭찬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멋진가! 우리도 이번 크리스마스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내면서 동시에 외로운 사람들에게 나눠줄 여분의 사랑도 가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