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순교자들 동상마다의 쓰라리고 아픈 의미 박힌 상처(傷處)가
십자가로 우뚝 우뚝 걸려서
까롤교 다리 교각 밑기둥에다가
슬픈 강 물빛, 무거운 마음 바닥의 沈黙 교훈으로 되어,
젖은 숨결로 흘러 떠 내려서, 마침내

얀 후쓰의 줄기 찬 福音의 외침 소리 끝에서
火刑 刑場의 불 속 몸 덩이가 된 녹아든 改革의 呼訴는
오늘도 이 붐비는 어께 스침의 물결에 묻어 흘러
몰도우 강물 타고, 씻겨 내리는구나,

우뚝 선 청동색 청록 銅像이
함께하는 줄 이은 숨결들 속에
엄숙하게 고개 떨구고.

잠깐씩 쏟아지는 호랑이 시집가는 굵은 빗방울 물 빗줄기도
순교자의 아픔 아래로 떨어지는데
일부러 마음 펑 뚫리도록, 차라리 시원스레 맞으며
茶香, 입가에 적실 찻집으로 끌리어, 빨려 들어간 홀,
지나쳐 가는 旅客의 젖은 빗물을
피로한 발목 아래쪽으로 내리도록, 말리어 내서

건너 골목 현란한 인형 집 가게 안으로 북적여 밀려 파고들어서는,
아직도 입가에 적셔 남아 있을 茶 맛 다시며
아쉽게, 碑石이 되어 있는, 순교자들 새겨놓은 다리(橋)를,
지워지지 않는 그림으로, 머리 안으로 그 날의 그 現場을 溶解시킨다

다음 골목 쪽, 휘어지는 모퉁이 돌기둥에 무거운 마음 비스듬 기대어
아픈 순교자 마음 지우지 못해 서성이지만, 그래도_
여전히 묻어 내리는 빗물 사이로
石像 그림자는 안개로 어른거려서
조각돌 길 밟는, 찬찬한 소리 따라 귀 가에 담는데

굵은 빗방울, 어깨 아래로 건드려 적시는 소리
나의 앞날로 이어질, 旅程 길을 앞당기면서
기우는 한 낮의 노을빛에다가, 간지러운 未來의 목깃을 고추 세워 볼거나


헝가리의 수도 <프라하>의 오후는 맑은 해, 내리는 古風의 도시 한가운데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잔잔히 출렁이는 몰도우 강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 이름이 도시를 처음으로 다듬어 놓은 왕의 이름 따라 <까롤>橋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헝가리의 특유한 角진 흑색 묵직한 마름모꼴 지붕 아래 타원(橢圓) 城門아래를 돌아 나오자 웬 다리 양쪽 교각에는 십자가와 그리스도, 그리고 각가지 순교자들의 27가지의 石像群이 다리 양 줄로 세워져 나타나왔습니다. 물결 짓는 관광객 사이사이 무릎 꿇고 순교자 石像 앞에서 기도드리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깊은 숙념의 마음 못 지우면서 되돌아 벗어나온 길 앞에서, 호랑이 시집간다는 비 떠듬떠듬 굵은 물 빗줄기가 商街의 화려한 골목에 햇볕 함께 뿌렸습니다. 코 가에 감도는 茶香을 못이겨, 파고들어 입맛을 추기고 나오자, 어느 사이 사람 어깨에 떠밀려서 들어 간 곳이 헝가리의 이름난 목각 인형 가게였습니다. 떠버리 상점주인 아부에 휘말려, $80 내고 네 개를 사들면서, 나도 인간 삐에로는 아닐가, 스스로 웃음 지으며..

1415년 7월6일 殉敎者 <얀 후쓰>는 거대한 소위 기독교 종교몰락의 밀물을 몸으로 막아서는, <성경으로 돌아가자!> 외침을 연거 퍼, 줄기차게 소리치다가, 이 廣場 刑場자리에서, 그를 따르던 얼마의 그리스도 신도들과 함께 연기 속으로 파묻혀 들어갔습니다. <악마의 장소>라 불리는 刑場에, 목을 무거운 쇠사슬로 묶어 기둥에 묶여서 <콘즈탄쯔>공의회의 사형행정관 <시그문트>앞에서, <이 자리에서 무릎 꿇어 자신의 생명을 구하든지, 아니면 네가 ‘신뢰하는 그리스도’를 선택하든지?..> 이 때, 그는 내적 갈등에 잠시 젖다가_ 태연자약하게도 <진리를 사랑하라. 진리를 지키라. 진리만을 외치라!>는 소리를 공중에 휘날리면서, 불길속에 녹아버린 火刑 場, 현장의 거룩한 청동상 앞에서, 나는 숙연히 발을 얼마동안 못 띠며, 서 있어야 하였습니다. 가슴 아래로 부터서는 소리가 자꾸 들려 왔습니다.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서 있는가?..>_ 가슴뼈에 부딪쳐 오는 소리가, 예수의 팔뚝에, 발등에 찍히는, 한 뼘 반 크기 검정의 굵은 못 박는 소리 함께, 도끼 소리로 울려 왔습니다. <너는 정말 지금 무엇을 하고 머뭇거리며 서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