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깨나 그의 가슴 속엔 항상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맑고 화창한 날에는 경쾌하고 서정적이면서도 감미로운 곡조가, 요즘처럼 비도 오고 제법 쌀쌀한 바람이 스치는 날엔 격정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곡조가 흐른다. 오는 8일 메시야 콘서트를 앞둔 지휘자 다니엘 석 씨를 만났다.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과 달달한 비스켓과 함께.
석 지휘자는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 건너온 1.5세 음악가다. 올해 나이 42세. 음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10년간 음악을 공부하고 UCLA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주류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한인 음악계 원로인 테너 석우장 선생이 그의 부친이고, 모친 역시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인이다.
-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끼가 있었나요?
아버지가 레코드 음반 ‘수집광’이었어요. 벽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엄청난 양을 모으셨죠. 그 덕에 전 어렸을 때부터 전축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을 매일같이 들으며 자랐구요. 그래서인지 음악을 통해 사물을 느끼고 표현하는 데 익숙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땐 피아노를 꽤 잘 쳤는데, 워낙 ‘스파르타식’으로 배우다 보니 질려 버렸어요. 그러다 질풍노도의 청년기를 거치면서 헤비메탈이나 블루스, 락 장르에 심취하기도 했죠.
- 헤비메탈이라니, 의외네요.
음악은 음악이에요. 제가 느끼고 있는 슬픈 감정들이 헤비메탈에도 잘 녹아 있거든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점에 있어선 클래식이나 헤비메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봐요. 이건 무조건 좋고 저건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배제하려는 거죠. 요즘 젊은이들은 클래식 하면 지루하다고 지레 단정 짓는 경향이 많은데, 팝을 통해 감정을 느끼듯 클래식도 마찬가지에요.
장르를 넘어 궁극적으론 다 똑같다는 지론이다. 다만 테크닉 면에 있어서 클래식이 워낙 힘들다 보니, 자신만의 음색을 갖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단계로 진입하기가 다른 장르에 비해 어려운 건 사실이라는 것.
대중이 클래식과 거리가 먼 데엔 틀에 박힌 연주법도 한몫 했을 터. 석 지휘자는 이런 면에서 ‘클래식을 틀 안에 가둬 놓는 행위’를 되도록이면 금하고자 노력한다. 이탈리아에서 수학하던 당시 그의 스승이 남긴 “고전을 연주할 땐 지금 막 나온 새 음악처럼 연주하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면서 말이다. 옛날 음악을 연주할 땐 갓 구운 빵처럼 신선하게, 거꾸로 새로운 음악은 마치 전부터 있었던 음악인 것처럼 연주하는 게 그의 모토다. 모든 것이 밸런스가 이뤄져야 한다는 그만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 석 지휘자에게 있어 음악이란 한마디로 뭔지.
음악을 한 마디로 규정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워요. 그만큼 정교하고 복잡한 게 음악이니까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음악을 해도 마냥 ‘굿 타임’만을 원하는데 비해, 온갖 고생과 역경을 거쳐온 이민 1세대들의 음악에는 드라마틱한 감동이 녹아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죽음을 비롯한 슬픔, 비극, 절망을 넘어 승리를 노래하는 클래식에 공감이 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지성적인 면에 있어서나, 정서적인 면에 있어서나 우리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음악은 클래식이라고 생각해요.
- 그동안 주류사회에서 주로 활동해 왔는데, 이유는?
글쎄요. 이탈리아에 유학갈 당시만 해도 한 10년, 20년 멀리 갔다 돌아오면 LA가 보다 미국화 되어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실제로 정신적인 면에 있어선 전에 비해 더 한국화 되어 있어요. (그동안 주류사회에서만 활동해온 데엔) 90년대 이후 새로 이민 오신 분들과의 연결고리가 없었던 게 이유라면 이유죠.
- 오는 주말에 있을‘메시야’공연이 기대되는데.
“Of Course(그럼요).” (석 지휘자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지 이날 인터뷰에서도 두 언어를 섞어가며 말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축하하고 크리스천뿐 아니라 넌크리스천들도 많이 오셔서 좋은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지금까지 그가 기획한 음악회 치고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아무리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도 기도하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에도 하나님이 보여주실 거에요.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공연이지만 말이에요.” 일단 기도로 시작하기만 하면 신기한 역사가 일어난다는 것.
그는 이번 메시야 공연을 기획하면서 은혜도 많이 받았다고. 그가 이끌고 있는 글로리아찬양단 내 1세 목회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서 공연 준비기간 내내 단원들을 위해 손수 점심식사를 마련하고 서빙하는 ‘섬김’의 본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크게 1부와 2부 순서로 나눠진다. 1부 순서에선 세계적인 바리톤 블라디미르 체르노프와 소프라노 아누쉬 아베티지얀, 에린 우드 등이 게스트로 선다.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를 비롯해 마리오 란자의 ‘비 마이 러브(Be My Love)’, 라보엠의 이중창,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등 주옥같은 곡들을 선보인다.
한인 피아니스트 루퍼스 최도 자리를 빛낸다. 그가 연주할 곡은 라벨의 ‘왈츠(La Valse)’. 루퍼스 최는 2007년 열린 제1회 호세 이투르비 국제 콩쿠르에서 1등상(상금 5만 달러)과 인기상(상금 1만 달러)을 한꺼번에 수상해 전 세계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인 피아니스트로, 이후 미국과 유럽, 러시아, 한국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어 2부 순서에선 글로리아찬양단이 ‘메시야’를 들려 준다. 기독교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라토리오인 헨델의 ‘메시야’는 1742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초연되었고, 1750년 이후 오늘날까지 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성탄절에 자주 연주되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다니엘 석 지휘자가 지휘하는 드림오케스트라와 드림유스싱어즈, 송정현 지휘자가 지휘하는 카마(KAMA) 여성합창단, 흑인합창단인 에피스코팔 코럴 등도 협연, 성탄절을 앞둔 크리스천들에게 그리스도를 깊이 생각하는 감동의 시간을 제공한다.
입장료는 티켓 소지자는 무료이며 티켓이 없는 사람은 10달러 도네이션이 권장된다. 장소는 윌셔연합감리교회(4350 Wilshire Bl. Los Angeles, CA90005), 일시는 12월 8일 오후 7시다. ▷문의: 818-337-8280, 213-273-5919
석 지휘자는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 건너온 1.5세 음악가다. 올해 나이 42세. 음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10년간 음악을 공부하고 UCLA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주류사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한인 음악계 원로인 테너 석우장 선생이 그의 부친이고, 모친 역시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인이다.
-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끼가 있었나요?
아버지가 레코드 음반 ‘수집광’이었어요. 벽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엄청난 양을 모으셨죠. 그 덕에 전 어렸을 때부터 전축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을 매일같이 들으며 자랐구요. 그래서인지 음악을 통해 사물을 느끼고 표현하는 데 익숙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땐 피아노를 꽤 잘 쳤는데, 워낙 ‘스파르타식’으로 배우다 보니 질려 버렸어요. 그러다 질풍노도의 청년기를 거치면서 헤비메탈이나 블루스, 락 장르에 심취하기도 했죠.
- 헤비메탈이라니, 의외네요.
음악은 음악이에요. 제가 느끼고 있는 슬픈 감정들이 헤비메탈에도 잘 녹아 있거든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점에 있어선 클래식이나 헤비메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봐요. 이건 무조건 좋고 저건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배제하려는 거죠. 요즘 젊은이들은 클래식 하면 지루하다고 지레 단정 짓는 경향이 많은데, 팝을 통해 감정을 느끼듯 클래식도 마찬가지에요.
장르를 넘어 궁극적으론 다 똑같다는 지론이다. 다만 테크닉 면에 있어서 클래식이 워낙 힘들다 보니, 자신만의 음색을 갖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단계로 진입하기가 다른 장르에 비해 어려운 건 사실이라는 것.
대중이 클래식과 거리가 먼 데엔 틀에 박힌 연주법도 한몫 했을 터. 석 지휘자는 이런 면에서 ‘클래식을 틀 안에 가둬 놓는 행위’를 되도록이면 금하고자 노력한다. 이탈리아에서 수학하던 당시 그의 스승이 남긴 “고전을 연주할 땐 지금 막 나온 새 음악처럼 연주하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면서 말이다. 옛날 음악을 연주할 땐 갓 구운 빵처럼 신선하게, 거꾸로 새로운 음악은 마치 전부터 있었던 음악인 것처럼 연주하는 게 그의 모토다. 모든 것이 밸런스가 이뤄져야 한다는 그만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 석 지휘자에게 있어 음악이란 한마디로 뭔지.
음악을 한 마디로 규정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워요. 그만큼 정교하고 복잡한 게 음악이니까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음악을 해도 마냥 ‘굿 타임’만을 원하는데 비해, 온갖 고생과 역경을 거쳐온 이민 1세대들의 음악에는 드라마틱한 감동이 녹아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죽음을 비롯한 슬픔, 비극, 절망을 넘어 승리를 노래하는 클래식에 공감이 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지성적인 면에 있어서나, 정서적인 면에 있어서나 우리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음악은 클래식이라고 생각해요.
- 그동안 주류사회에서 주로 활동해 왔는데, 이유는?
글쎄요. 이탈리아에 유학갈 당시만 해도 한 10년, 20년 멀리 갔다 돌아오면 LA가 보다 미국화 되어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실제로 정신적인 면에 있어선 전에 비해 더 한국화 되어 있어요. (그동안 주류사회에서만 활동해온 데엔) 90년대 이후 새로 이민 오신 분들과의 연결고리가 없었던 게 이유라면 이유죠.
- 오는 주말에 있을‘메시야’공연이 기대되는데.
“Of Course(그럼요).” (석 지휘자는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지 이날 인터뷰에서도 두 언어를 섞어가며 말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축하하고 크리스천뿐 아니라 넌크리스천들도 많이 오셔서 좋은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지금까지 그가 기획한 음악회 치고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아무리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도 기도하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에도 하나님이 보여주실 거에요.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공연이지만 말이에요.” 일단 기도로 시작하기만 하면 신기한 역사가 일어난다는 것.
그는 이번 메시야 공연을 기획하면서 은혜도 많이 받았다고. 그가 이끌고 있는 글로리아찬양단 내 1세 목회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서 공연 준비기간 내내 단원들을 위해 손수 점심식사를 마련하고 서빙하는 ‘섬김’의 본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크게 1부와 2부 순서로 나눠진다. 1부 순서에선 세계적인 바리톤 블라디미르 체르노프와 소프라노 아누쉬 아베티지얀, 에린 우드 등이 게스트로 선다.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를 비롯해 마리오 란자의 ‘비 마이 러브(Be My Love)’, 라보엠의 이중창,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등 주옥같은 곡들을 선보인다.
한인 피아니스트 루퍼스 최도 자리를 빛낸다. 그가 연주할 곡은 라벨의 ‘왈츠(La Valse)’. 루퍼스 최는 2007년 열린 제1회 호세 이투르비 국제 콩쿠르에서 1등상(상금 5만 달러)과 인기상(상금 1만 달러)을 한꺼번에 수상해 전 세계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인 피아니스트로, 이후 미국과 유럽, 러시아, 한국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어 2부 순서에선 글로리아찬양단이 ‘메시야’를 들려 준다. 기독교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라토리오인 헨델의 ‘메시야’는 1742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초연되었고, 1750년 이후 오늘날까지 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성탄절에 자주 연주되고 있다.
이번 무대에는 다니엘 석 지휘자가 지휘하는 드림오케스트라와 드림유스싱어즈, 송정현 지휘자가 지휘하는 카마(KAMA) 여성합창단, 흑인합창단인 에피스코팔 코럴 등도 협연, 성탄절을 앞둔 크리스천들에게 그리스도를 깊이 생각하는 감동의 시간을 제공한다.
입장료는 티켓 소지자는 무료이며 티켓이 없는 사람은 10달러 도네이션이 권장된다. 장소는 윌셔연합감리교회(4350 Wilshire Bl. Los Angeles, CA90005), 일시는 12월 8일 오후 7시다. ▷문의: 818-337-8280, 213-273-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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