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카 계곡의 임시 천막에서 살고 있는 알라(20개월). 추운 날씨에 뺨이 텄다. ⓒSam Tarling/Save The Children |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44만 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생사를 넘나드는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난민들은 방수천으로 만든 텐트나 폐교, 심지어 가축 우리에서 담요 한두 개에 의지해 영하의 기온을 버티고 있으며 우기마저 닥치면서 상당수의 아동들이 심각한 질병과 전염병 확산의 위험에 놓여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4일 혹독한 겨울을 나는 시리아 난민 아동의 상황을 담은 보고서 ‘혹한 속에 내몰린 아동들(Out in the Cold)’을 펴내고 “혹한 속에 난민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난민들의 수는 매일 급속도로 늘어가는데 이들을 수용하고 지원할 만한 구호기금 모금은 목표치의 절반에 그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라크와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 인접국에 흩어져 생활하는 시리아 난민의 수는 44만 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3만 명이 아동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내전이 격화된 지난 8월 이후 2배 가량 급증한 수치다. 이들을 지원하려면 2억 달러 이상의 추가 긴급구호 자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이들 난민 대부분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임시 가옥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갈수록 혹독해지는 추위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가족은 건축 중인 건물이나 폐교, 심지어 양의 우리나 닭장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광고판이나 방수포로 만든 임시 가옥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다. 임시 가옥을 빌리더라도 높은 임대료 부담과 연료 및 식량, 방한복 마련을 위해 빚더미에 오른 가정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위와 많은 비, 의약품 부족으로 난민 아동들 사이에 이상고열과 흉부감염, 동상 등 심각한 질병과 전염병 발생도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14살의 오스만은 시리아에서 탈출한 후 거의 2년간을 레바논 북쪽 폐교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임대료를 낼 돈이 없는 오스만 네 가족은 혹독한 추위 속에 거리에 내몰린 위험 앞에 놓여 있다.
오스만은 “이곳의 생활은 정말 끔찍해요. 우리 가족은 한 달에 200달러를 내며 작은 방에서 살고 있어요. 추울 땐 집 안으로 들어가요. 난로가 있지만 연료가 없으니 그냥 장식품일 뿐이죠.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 붙어 앉지만 그것만으로는 견딜 수 없어요. 돈이 있다면 연료를 사겠지만 지금은 돈이 한 푼도 없어요. 우리 가족 중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임대료를 낼 돈은 1달러 조차 남지 않았고요. 다음 달 초에는 집을 비워줘야 하는데 아마도 거리로 내몰리게 되겠죠? 우리는 어린이입니다. 지금은 겨울이구요. 지금 우리를 길거리로 내모는 일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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