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바야흐로 감사의 계절이다. 누군가 나에게 감사의 조건을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리라.

하늘을 보며 감사: 저 높고 높은 곳에 떠 있는 태양은 시도 때도 없이 빛과 열과 영양분을 지구로 보내주어 모든 만물이 생존할 수 있게 해 주면서도 생색을 내거나 어떤 대가도 요구하지 않는다. 하늘에는 구름들이 바람을 타고 둥실둥실 춤을 추며 우리가 필요한 물을 실어다 주지 않는가! 하늘에 수 없이 날아 다니는 현대문명의 상징인 비행기는 시간과 공간을 단축시켜 그것을 타고 식사 몇 번 하고 영화 몇 편 보면 고향인 인천공항에 나를 내려다 준다. 밤에는 은은한 달이 상처투성이인 나에게 찾아와 힘내라고 격려해 주고 무수한 별들은 길잡이가 되며 특히 새벽별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주위를 보며 감사: 주위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 피를 나눈 부모형제, 자매가 있고 한 몸이 된 부부가 있고 천하보다 더 귀한 자녀들이 있으며 떨어져서 못 사는 친구들과 이웃들이 있다. 더우기 나에게는 건강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며 그 곳에서 동료들과 같이 즐거움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맛과 멋을 더해 준다. 진심으로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인간 관계가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땅을 보며 감사: 봄에는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는다. 여름에 싱싱하게 자라서 가을에는 고생한 보람이 있어 알곡과 과일을 거둬들인다. 계절을 따라 아름다운 꽃들이 사방에 피어 벌과 나비를 불러 들인다. 어찌 자연의 혜택 뿐이랴! 100여년 전 사람들은 상상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마치 요술쟁이가 방망이를 내리치면 원했던 것이 눈 앞에 나타나듯 오늘날 모든 것을 소유하는 세상이 되었다.

지금 우리는 건강하게 100살을 사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만큼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의 어느 섬 마을에 사는 모녀가 TV에 소개됐다. 초라한 집에 치아가 하나도 없어 음식을 갈아서 마셔야 하는 할머니는 나이보다 더 늙어 보였다. 낮에는 바닷가에서 모녀가 조개를 캐고 앞에 있는 밭에 농사를 지어 근근히 살아간다. 그런데 저녁에는 신나는 잔치가 벌어진다. 딸은 기타를 치며 어머니와 같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다. 가진 것이 없어도 모녀가 오직 사랑으로 하나되어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기쁘게 사는 모습은 우리에게 교훈하는 것이 크다.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뿐 아니라 현대문명의 혜택을 한없이 받으며 살고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요!

추수감사절이 되면 생각나는 작품이 전원교향곡이다. 주인공인 목사는 길 가에 버려진 고아 소경을 집에 데려다 정성껏 교육을 시킨다. 어느 날 그 애를 데리고 뒷동산으로 올라가 잔디 밭에 앉아서 “우리가 앉은 곳은 담요를 깐 것 같이 부드럽고 주위에는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꽃들이 조화있게 피어 있고 건너편에는 많은 양들이 목에 찬 방울을 울리며 지나가고 우리 뒤에는 고목이 많은 가지를 늘어뜨렸고 그 위에는 많은 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단다”라 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소녀가 “목사님.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군요”하자 목사는 “그럼, 아름답지. 그러나 눈을 뜬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모른단다”라고 답한다.

우주의 신비,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 땅 위의 만가지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그 외에도 현대문명의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요! 만복을 주신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