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오 목사.
작은 이민교회의 교회 성장에 관해선 어두운 예측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민교회의 85%가 40명 미만의 작은 교회라는 조사 결과(SBC)가 있을 만큼 작은 교회는 마의 ‘40명’ 선을 넘기가 어렵다는 것이 통계결과로도 증명이 됐을 정도다.

그러나 여기, 힘든 목회 현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줄 이야기가 있다.

6년 반 전, 지준오 목사가 로럴한인침례교회에 부임했을 때 목회자를 포함 교인수는 10명에 불과했다. 이미 30년이 된 교회였고 자체 성전도 있었지만 오랜 분열과 갈등으로 그나마 남은 교인들도 깊은 상처를 안고 있던 교회였다. 다행히도 교회는 시간이 지나 점차 안정을 찾아갔지만 약 40명 정도가 됐을 때 교인과 목회자 모두 편안함을 경험하며, 전도에 대한 열망은 식어져 갔다. “서로 뜻도 통하고 의견 대립도 없는 수가 40명 정도라, 성장에 대한 열망이 많이 없어지는 시기”라고 지 목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박사 논문을 시작한 지 목사는 ‘작은 교회에서 중형 교회로의 성장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고심해 보기로 결심했다.

지 목사는 ‘교회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먼저는 교인들에게 교회 성장과 전도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개인전도의 약점을 보완해 생각해 낸 전도법이 바로 ‘팀웍을 통한 전도법’이다.

지 목사는 개인전도의 약점은 몇번 시도를 하다가 실패를 맛보면 쉽게 좌절하고, 본인에게 그 탓을 돌리며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는 데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팀원들과 담임 목회자와의 연합으로 자책감을 줄이고 전도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창구를 트기로 했다.

고무적인 것은 이론적 정립을 끝낸 후 시범적으로 실시한 팀웍 전도법에서, 목표한 5가정 총 17명을 모두 교회에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성공적 전도 열매를 맺으며 팀원으로 참여했던 교인들도 힘을 얻고, 전도에 대한 자신감도 찾게 됐다.

“베드로와 요한의 아름다운 동역으로 많은 사람이 전도됐던 것도 그렇고, 120명이 다락방에서 기도하다가 3천명, 5천명 이후에는 셀 수 없이 큰 무리가 됐던 초대교회의 역사를 봐도 하나님께서는 ‘모이기를 힘쓰는’ 팀을 이용하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팀웍 전도법은 총 15주 과정을 갖고 있으며, 첫 6주 간은 각 4명으로 구성된 5개의 팀을 구성해 기도하고 훈련하며 전도대상자를 추천 받는 준비 기간으로 삼는다. 추천된 전도 대상자 가운데 전도 가능성을 1~10 수치로 나눠 가늠해 본 후에, 이 중 10가정을 꼽아 5개 팀에 2개 가정 씩을 분담한다. 시범적으로 실시한 이번에는 교회를 다니다가 교회 생활을 안하는 가정을 중심으로 전도 대상을 선정했다. 그리고 전화를 걸고 팀별로 배분한 2가정 중 마음이 열려있는 1가정 씩을 선택했다. 나머지 7주 간은 실제적으로 전도를 실행하는 단계로, 담임 목회자의 지시 아래에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고 저녁 식사를 하는 등, 단계별 활동을 제시하게 된다. 담임 목사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니 교인들의 부담감도 줄어든다.

“사실 15주가 모두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12주 만에 두 가정이 왔고 14주 째에 나머지 3가정이 모두 와서 정착했지요.” 특히 대부분 한번씩은 이민교회를 경험해 본 한인들에게는 ‘교회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과 함께 상처를 받고 나왔더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성도들의 삶으로 복음을 볼 수 있는 교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 목사는 교인들에게 “말씀 뿐 아니라 영적 즐거움을 나누고 어떻게 삶 속에서 열매를 맺었는지 나누라”고 특별히 당부하기도 했다.

12주 쯤에는 팀원 중 한 명이 지 목사에게 이런 고백을 했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나도 하나님 나라 일꾼이 될 수 있고 쓰임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주 수요일 전도를 위한 기도 모임을 진행했는데 8주를 넘어 9주째가 되니 교인들의 기도 음성이 우렁차지고 전도에 대한 자신감이 늘어난 것도 발견했다.

지 목사는 “교인들이 늘어나는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기존 교인들이 언제든지 전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교회 양들은 목자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그 이상을 바라보고 생각하지 못한다고 해요. 그래서 가장 열정으로 불타야 하는 것은 목사님이 되어야 합니다. 개인적 성장 욕심이 아니라 순수한 영혼을 향한 사랑으로 성도를 품는 것 말입니다. 세상은 성경은 읽지 않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은 너무나 잘 읽고 있어요. 이제는 삶으로 보여주어 전도해야 할 때입니다.”

지 목사는 “이런 열매를 맺게 된 것은 선대 목사님들의 눈물의 기도가 싹이 나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저 자신도 부족하지만, 작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 영광을 드러내고 싶은 목사님들이나 성도님들이 팀웍 전도법에 관심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해 주시면 찾아가 자세히 알려드릴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지준오 목사는 사우스웨스턴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를 졸업하고, 사우던침례신학대학원에서 팀웍 전도법이 소개된 ‘교회 목회를 통한 교회 성장 전략’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의) chichun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