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평신도 시대다. 평신도들이 세계선교에 앞장서야 하는 시대적 요청이 뒤따르고 있다. 세계선교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선교는 양에서 질로, 전문화 및 세분화, 현장화 될 때 극대화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초대교회에서도 집사였던 순교자 스데반이 성령에 취해 복음을 전파했을 때, 그를 통해 복음이 크게 확장되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주의 일에 헌신하는 평신도들이 늘어날 때 하나님 나라가 확장된다.

스튜디오 봄(Studio Bom)의 스카이 염(Sky Yeum) 대표(밸리한인연합감리교회 집사)는 사진작가다. 40대 중반으로 크리스천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5년 전부터는 노인들에게 영정 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이 가진 기술을 십분 발휘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탄자니아 마사이족 민속촌과 작은 시골 마을에 가서 그들의 생활을 경험하고 사진으로 담아왔다. 앞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열악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쏟기를 원하는 그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어디로 갔나.

두 지역에 다녀왔다. 탄자니아 수도 다에르살렘에서 두세시간 거리에 있는 마사이족 민속촌과 차를 타고 차렷 자세로 12시간 정도 가야 하는 은좀베(Njombe)에 다녀왔다. 굉장히 열악한 지역이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혼자 자비량으로 다녀왔다. 크리스천이 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크리스천이 된 이후에 기도를 많이 하고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들의 생활을 경험하면서 어떠했나?

마사이족 민속촌 같은 경우 우물이 없어 소와 염소의 배설물, 동물의 사체가 섞여 있을 위험이 있는 웅덩이에서 물을 떠서 먹고 있었다. 게다가 8월이 되면 건기가 시작돼 그나마 있던 물도 말라 버린다. 그러면 물을 구하러 더 먼 곳을 찾아 다녀야 한다. 이들에게 있어선 우물을 마련하는 것, 마실 물을 구하는 것이 생존과 직결되는 일이다.이들이 사는 집은 소똥으로 만들어져 엄청나게 많은 파리떼가 득실거린다. 한 예를 들면 마사이족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한 목사님을 만나서 우유로 된 차를 먹는데 파리들이 엄청나게 달라 붙는 것을 보았다. 이미 그곳의 생활이 익숙해진 목사님은 손으로 파리를 쫓은 뒤 차에 둥둥 떠다니는 파리를 건져낸 후 아무렇지 않게 그 차를 드셨다. 이처럼 생각 이상으로 환경이 열악했다.

또 그곳에 며칠 머무르는 동안 벼룩이 80곳 이상을 물어 고생했다. 아이들의 얼굴에 파리떼가 득실거리고, 신발한 켤레가 없어서 맨발로 다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곳 현지 목사님이 어렵게 매월 헌금 20불을 몇 년간 모아서 파낸 우물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물이 너무 깊어서 물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이 썩는 문제도 발생한다. 해결책은 물줄기를 뽑아내는 것인데, 펌프를 가동시키기 위한 발전기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펌프관을 개발하는 데 2,500불이 든다. 이 돈이 마련되지 않아 마사이족 민속촌 사람들은 맑은 물을 마시지 못한다.

은좀베라는 곳은 아주 시골이다. 내전으로 고통을 받는 아이들, 에이즈로 고통 받거나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아이들은 보통 국제구호단체로부터 도움을 얻는다. 하지만 이번에 가서 보니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 역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전혀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곳 한 어린이에게 말을 건넸는데 들은 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알고 보니 귀가 안들렸다. 75센트만 있으면 검진을 받고 고침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그 돈이 없어서 귀에 고름이 생기고 피가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말라리아에 걸렸지만 치유 시기를 놓쳐 죽어가는 이들도 많다.

-선교여행을 통해 느낀점이 있다면.

아이들을 촬영하기 위해서 그들의 생활에 좀 더 현실적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목표가 세워졌다. 나는 40이 넘어서 예수님을 영접하게 됐다. 예전에는 단지 아프리카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줄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정말 그곳에 12세까지의 아이들을 보면 눈이 초롱초롱하고 순수하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틴에이저가 되면서 바뀌기 ‘왜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사는 것을까?’를 생각하면서 순수함을 잃고 절망하게 된다.

한번은 13세 정도 되는 아이가 2세 아이를 데리고 있었는데, 처음엔 동생이라고 봤는데, 알고 보니 자녀라고 하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고 상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문화적 일부다처제라 청소년이 아무하고나 성관계를 갖고 이로 인해 사생아들이 많이 태어난다. 또 많은 청소년들이 마약에 빠지는 등 많은 유혹에 노출돼 있다. 단지 이들에게 먹을 것을 퍼주기만 하면 자립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이 15세가 되기 전에 성경책과 책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진을 찍어서 전시회를 열고 후원을 받아 그 지역에 가장 필요한 우물과 그 나라 말로 된 성경책을 마련해주고 싶다. 개인적인 확신이 있다면, 아이들이 예수님을 알고 난 이후에는 결코 생각 없이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그 나라 말로 된 성경이 아직 없다. 이번에 단기선교 갔을 때 쪽 성경 50권을 나눠 줬더니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앞으로 그 나라 말로 된 위인전이나 책을 나눠주고 싶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으면 자존감을 느낀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멘토가 생기면 삶의 목표도 생기지 않을까.

-이번에 사진을 찍으면서 겪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마사이족 민속촌을 방문했을 때 생각지도 못한 파리 문제와 벼룩에 물린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여자아이들을 찍으려고 하는데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더라. 그들 눈엔 내가 이방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또 자연스럽게 사진을 연출하기 위해 가만히 있었고. 서로 서먹서먹하게 30분간 눈치 봤던 것이 생각난다. 아이들과 나름대로 호흡하고 놀아주기 위해 사탕도 나눠먹고,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풍선으로 동물 만드는 법을 배워 만들어 주고,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프린트 해서 다음날 갖다 주면 매우 좋아했다.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앞으로는 일년에 한 두 번 아프리카에 방문하고 싶다. 이제 LA 한인타운도 나눔 문화가 정착될 때라고 본다. 한인들이 소수민족인데 이 커뮤니티가 더 앞으로 나가기 위해선 나눔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눔 문화가 활성화되면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고, 주류사회나 다음 세대에 나눠줄 수 있는 유산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줄 때가 되지 않았을까.

탄자니아의 평범한 아이들은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 작은 물방울을 줄 수 있는 시드머니가 마련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이를 위해 소원하기를 다른 교회에 전시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또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영정사진을 찍어 드려 왔는데 이제는 한 사람당 3~4불 정도 후원을 받으려고 한다. 그것은 100%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쓰려고 한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도 우물 하나 팔 재정을 마련해 주셨다.

문의) studiobomu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