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노스리지에 위치한 세계비전교회에 경축할 일이 있었다. 2대 담임으로 김영빈 목사가 취임했기 때문이다. 그는, 1대 담임목사인 김재연 목사가 한국 칼빈대학교 총장으로 선임돼 공석이었던 담임목사 자리에 성도들의 새벽기도의 응답으로 기적적으로 청빙됐다. 그간 몇 개월간 담임목사의 자리가 공석이었던 이유로 교회가 안정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대 담임목사가 성공적으로 안착함으로 세계비전교회는 새 날개를 단 듯,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40대의 젊은 목회자 김영빈 목사는 스패니시, 영어, 한국어 등 3개 국어가 능통한 1.5세 사역자로 21세기형 참신한 목회자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당시, 남미 아르헨티나로 가족이민을 와 현지에서 중고교를 다니던 중 다시 고등학교 3학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 왔다. 그 후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뉴욕의 Nyack College에서 신학과 청소년사역을 전공한 후 미동부 필라델피아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미동부지역에서 주로 청소년 및 EM 사역을 담당했고, 남가주사랑의교회 선교목사와 베델한인교회 부목사를 역임했다.

-부임하신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얼마 전에는 부흥회를 연 것으로 아는데요, 요즘 어떠신가요.

얼마 전에 열린 이웃 초청 전도부흥회 참석자 절반은 외부에서 오셨습니다. 그만큼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주신 것이죠. 나중에 집회를 마치고 보니 모르는 분들이 반 이상이더라고요. 교회에 정착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오신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6~7 가정이 새로 오셨고 매주 5가정 씩은 새로 오십니다.

저희 교회에 연로하신 분들이 많긴 하지만 앞으로 젊은 분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교회가 될 겁니다. 한달 전에 영어예배가 부활해 한 달에 한 번 제가 설교하고 있습니다. 지금 25명 정도가 꾸준히 예배에 참석하고 있고 조만간 한어 청년대학부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교회 근처에 큰 대학이 하나 있는데 캠퍼스 사역을 하려고 합니다. 이 지역에 청년들이 꽤 많습니다.

-지난 몇 달간 담임목회자 자리가 공석이었는데요. 성도들 기도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

시편에 원수의 목전에서 상을 베푸신다고 했습니다. 교회에 어려운 기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만큼 축복을 주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 설교 시간에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하시는 것이다”라는 겁니다. 우리가 주인의식을 갖고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면서, 새로 오신 분들이 오면 환영해주고 잘 품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교회를 떠나는 사람이 많았지 새로 온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교회에 와서 적응을 잘 못한 것이죠. 요즘 새로운 분들이 계속 오셔서 교회 분위기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장로님께서는 이런 현상이 비정상 같다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웃음) 매주 예배 시간에 남자 집사님들과 권사님들이 펑펑 울 정도여서 교회는 행복한 분위기 속에 있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교회를 자랑하고 사람들을 전도하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좋아하니까 이 분들이 너무 기뻐하십니다.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으로 신앙을 하는 분들이 많아 참 감사하죠. 하지만 아직까지 교회 내외부적으로 헤쳐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아서 긴장을 늦추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민교회에서 교역자 생활을 오랫동안 한 것으로 압니다.

이민목회만 전도사 때부터 시작해 20년이 됐습니다. 목사 안수를 받은 지 10년이 됐고, 전도사 사역 10년, 부목사 사역을 한 10년 동안 하나님께서 훈련시키셨습니다. 이민목회에 경험이 있다고 해도 담임목회는 처음이라 성도들이 아무래도 걱정을 하는데, 오자마자 두 번의 장례식을 은혜롭게 집례하는 것을 보시고 장로님들이 놀라시더라고요.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와 베델한인교회에서 6년 동안 훈련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 외 나머지 14년 동안은 청소년 사역을 했습니다. 영어목회를 한 것이죠. 학생사역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학생의 문제 때문에 학부모와 상담을 많이 하는데, 이는 또 자연스럽게 패밀리미니스트리 쪽으로 연결되더라고요.

청소년 사역을 10년 넘게 해 보고 깨달은 것은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부모들의 신앙생활에 따라서 학생들의 신앙도 따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성인사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크리스천 가운데 교회에서는 열심히 신앙하는 직분자인데 가정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봤을 때 크리스천같지 않은 모습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학생들이 신앙에 있어서 혼돈을 느낍니다. 신앙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부모들이 이중인격자 같고, 바리새인, 위선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교회를 떠나는 자녀들이 하는 말이 교회가 성경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신실한 신앙 유산을 받아야 하는데, 심지어 부모가 구원받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1세 목회가 중요한 것을 깨닫고 성인목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에 영어 고등부 200명을 이끈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한국 문화권 안에서 청년목회는 목회자의 권위가 잘 세워지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래서 청소년 사역에 있어서 1세 목회자의 역할과 영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5세이자 오랫동안 남미 생활로 인한 장점이 앞으로 사역을 펼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는 남미 출신으로, 오랜 기간 선교목사로 있으면서 남가주사랑의교회와 베델한인교회에서 사역을 해 왔습니다. 세계비전교회가 세계를 향한 비전을 갖고 선교지향적인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주에는 페루에 비전 트립에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사랑의교회에 있을 때 중남미선교전략연구소를 세웠는데 현재 페루에서 목회하고 있는 안토니오 목사님과 협력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주일 오후에 라티노들에게 예배당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교회 근처에 큰 라티노 교회가 있는데 앞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강단교류를 해 볼 생각입니다, 오후에 저희 교회 예배당을 빌려 쓰는 라티노교회와도 이른 시일 내에 연합예배를 드릴 생각입니다.

스패니시, 영어, 한국어 구사하는 1.5세
협력하고 연합하는 선교 사역 기대하고 꿈꿔


하나님께서 어렸을 때부터 제게 남미생활을 하게 해 주신 덕분에 저는 라티노들을 사랑합니다. 항상 그분들의 처지에서 생각하려고 하고요. 제가 담임목사로 취임식을 한 날에 라티노계 목사님이 축사를 해 주셨습니다. 앞으로는 주일 강단에 초청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남가주에 라티노가 50%가 넘는데, 앞으로 우리 교회가 모범을 보이기 원합니다. 라티노들은 언어는 같지만 각 나라마다 문화와 음식이 다릅니다. 캘리포니아에 적어도 열 몇 개 나라를 대표하는 라티노들이 있습니다. 라티노 집회에 가서 유창한 스패니시로 메시지를 전하면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대신 사과한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또 반대로 라티노들은 한국사람에게 잘못한 것이 있지 않겠냐고 물어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예수님이 필요하다고 말을 꺼내면서 메시지를 전개해 갑니다.

제 선교전략은 협력 사역을 하는 겁니다. 네트웍하고 팀사역을 해야 한다는 거죠. 이는 중남미선교전략연구소를 할 때 세운 전략으로, 안토니오 목사님의 사역이 내 사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7년 동안 쌓아온 친밀한 관계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계비전교회는 아직 선교를 시작할 단계는 아니지만 페루에 이미 이만한 사역을 하고 있다는 것을 성도님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때까지 신뢰의 관계 속에서 쌓아온 것들이 세계비전교회의 사역이 되는 것입니다. 이분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그런 사역을 할 때 지경이 넓혀질 것입니다. 페루에도 한국인 선교사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합이 잘 안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기 사역을 빼앗길까봐 오픈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연합을 생각해 볼 때, 북한선교단체 ‘그날까지선교연합’이 내걸고 있는 ‘각자 그리고 함께’라는 표어를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혼자 할 때는 혼자, 같이 할 때는 같이 하자는 것이죠.

-이 교회가 365일 새벽예배를 드리는 교회로 유명합니다.

네, 교회 연혁에 보면 새벽기도회에 대해 잘 나옵니다. 하지만 제가 요즘 얘기하는 것은 새벽기도회가 우상화되고 자랑이 되면 안되겠다는 겁니다. 새벽강단을 통한 간증거리가 많습니다. 암 말기에서 기적적으로 나으신 분도 있고 당뇨에서 나으신 분도 많고 여러사례가 있습니다. 365일 새벽기도를 드리는 성도분들이 교회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