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돌봄이 필요"
"훌륭한 멤버케어는 훌륭한 선교를 하게 만든다"
선교를 건강하고 힘있게 수행하기 위해선, 선교의 핵심인력인 선교사 한 명 한 명이 중요함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선교한국'으로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한국 교회가 선교사 케어와 양육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어쩌면 세계 각국에 파송돼 일선에서 수고하고 있는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제대로 된 케어를 받지 못해 중도포기의 위험 앞에 직면해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선교사 멤버케어 단체인 '프렌즈 오브 미셔너리(Friends of Missionaries, 줄여서 FOM)' 대표 장인관 목사에 따르면, 전 세계 45만여 선교사들 가운데 매년 10퍼센트 정도가 중도 탈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교회가 파송한 전 세계 선교사 숫자는 2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세대 변화와 경제 발전에 따라 그동안 한국교회의 숨겨진 희생자로 남아있던 선교사들을 돌봐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신이 선교사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선교사 멤버케어를 위해 FOM을 창립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장인관 목사는 "30여 전부터 교회및 기관 차원에서 체계적인 선교사 인력 관리를 하고 있는 미국 교회에 비해, 한국 교회는 아직 멤버케어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교회의 그것에 비해 한국교회의 선교사에 대한 이해는 비현실적이고, 동시에 선교사 돌봄에 대한 이해 역시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는 “타문화권 사역을 하는 동안 더 좋은 훈련과 지원과 돌봄, 곧 선교사로서 멤버케어를 받기를 얼마나 바랬는지 모른다”면서 “선교사로 파송 받아 일하면서 지원과 돌봄이 이뤄지지 않아 선교에 온 힘을 쏟지 못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어렵게 선교사로 헌신하여 결국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선교를 하는 건 큰 아픔이고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도 했다.
▲선교사의친구들(FOM) 대표 장인관 목사. | |
현재 안식년 선교사 지원, 치유와 회복을 위한 심리적·목회적 상담, 선교사 자녀의 학업 안내와 진로지도, 후원교회와 선교 지도자 교육, 멤버케어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 체제 구축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곳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은 영적·심리적·육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럴 때 후원교회나 선교단체가 관심을 갖고 전략적으로 선교사들을 돌보고 지원한다면 건강하고 지속적인 선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장 목사는 말한다.
그는 스스로 회교 민족들을 대상으로 오지에서 오랜 기간 선교 활동을 하며, 선교사로서의 고충과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기에 누구보다 선교사들의 속 사정을 잘 안다.
대개 선교사들은 하나님 앞에 선교사로 헌신한 후 파송된 그곳 사회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헌신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눈 앞에 닥친 현실은 호락하지만은 않다. 새로운 환경에서 문화에 적응하며 주어진 선교사역을 수행해야한다. 언어의 문제는 너무도 큰 장벽이다. 대부분의 선교지에서는 선교사와 기독교 공동체를 적대시 한다. 그러한 환경에서 현지인들과 관계를 맺고, 영혼들을 섬기고, 선교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덜컥 병이라도 걸리면 방법이 없다. 제대로 치료조차 받을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인 경우가 많다. 그뿐 아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야 괜찮다 치더라도 커가면서 진로 문제를 비롯해 양육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문제들은 선교사 홀로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후원 교회와의 관계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선교사란 파송교회로부터 받는 지원과 후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데, 이들 교회와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분명히 그들은 사역지에서 겪는 일들로 내면적으론 지치고 상처입고, 더 나아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임에도 겉으로 힘들다고 말 한마디 꺼낼 수 없는 게 선교사의 현실이다.
장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이 많은 희생과 헌신으로 어려운 환경을 무릎쓰고 최선을 다해 사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표현되지 않은 내면적인 아픔과 고통이 그들 가운데 참으로 많다"면서 "선교하다 보면 여러가지 크고 작은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예측할수 없는 어려움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은 막상 이러한 고충과 아픔을 나누며 상의할 이들도 없고, 크고 작은 상처와 아픔을 치유받고 회복할 기회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교회가 선교사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수정되므로 진정한 선교사 돌봄이 시작될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즉, 선교사라면 상이한 언어와 문화의 환경 속에서도, 어떠한 형태로든 전투적인 행보를 통해 세례를 베풀고, 병을 고치며 교회를 왕성하게 세우는 수퍼맨으로 생각한다. 동시에 선교사는 가난을 낙으로 삼고 청빈의 모범을 보여야 하며, 겸손과 비움, 희생을 덕목으로 하는 완전무결한, 예수님을 닮은 성육신적인 삶을 살아 갈것을 요구한다.
이런 선교사에 대한 인식와 기대 때문에 선교사들은 중압감에 시달릴 뿐 아니라 후원교회에 선교보고할 때에 직면한 문제를 감추거나 무시하고, 자기 사역을 미화하거나 과대포장하는데 급급하게 된다. 따라서 먼저 교회가 선교사들이 처한 환경과 사정을 제대로 알고, 그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문제들을 동역자들과 함께 해결해가며 일할수 있도록 지원하고 돌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재 FOM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선교지에서 안식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한 선교사들을 케어하고, 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돕고, 가정과 자녀들을 돌보며, 개별심리상담·목회상담·부부상담 등 각 방면의 카운슬러를 통한 선교사 상담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각 방면에서 미국 단체들과 네트웍 및 교류를 통한 선교사 돌봄, 위기관리와 디브리핑, 선교전략 개발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장 목사는 "콜로라도에는 국제 선교단체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어 매년 안식년 선교사들과 방문하여 교제하고 있는데. 양질의 선교 인프라를 구축한 여러 단체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과 동역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국제적인 선교 협력의 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한다.
FOM은 이밖에 패밀리 케어 차원에서 선교사들의 자녀 케어 및 진로·교육 상담은 물론 장학금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다음은 FOM을 통해 케어를 받고 있는 몇몇 선교사들의 간증이다.
"특별한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 모든 것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시고, 애써 섬겨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 김혜○ 선교사, 필리핀-
"이번 국제선교기관 방문은 저에게 큰 유익의 시간이었습니다. 제 인생과 사역에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귀한 모임을 주선해 주시고 물질로 또 기도로 섬겨주신 FOM의 모든 분들께도 마음 깊은 감사와 축복의 마음을 전합니다." – 지o수 선교사, 태국 -
"편하게 쉴 수 있고 의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목사님과 FOM의 여러 이사님들, 섬기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정혜○ 선교사, 창의적 접근지역 -
FOM은 멤버 케어로 건강한 선교 공동체를 이루고, 기쁘고 행복한 선교를 실현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며, 섬김과 동반자적 협력, 정직과 성실성, 선교공동체 활성화, 다양성을 그 핵심가치로 둔다.
◈ 장인관 목사는 누구?
선교사 멤버 케어 단체인 '프렌즈 오브 미셔너리(Friends of missionaries, FOM)'를 2011년에 설립 운영하고 있는 장인관 목사는, 1988년에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며 선교에 헌신하여 1년간 WEC국제선교회에서 훈련을 받았고, 3년여간 성결교단 총회본부에서 선교 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후 러시아 북 코카서스에서 14년간 회교소수민족들을 대상으로 선교하였으며, 4년간 나성영락교회 선교담당 목사로 섬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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