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목회자들은 관계를 잘 맺으면서 사역하는 듯 보이면서도 관계를 통한 리더십에는 약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흔히 한국인의 인간관계는 정에 약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원칙과 질서가 무너지게 되면 권위주의라는 딱딱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을 다시 꺼내들 수 밖에 없다.

이 책 <관계를 통한 리더십>에서 리더십이란 관계를 통해서 섬기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섬김의 리더십을 다룬 책들은 많이 있고, 이민교회 목회자들의 마음과 생각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섬기는 것이, 목회자로서의 합당한 섬김의 리더십이며 관계인가를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론과 실제에 있어서 교과서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월터 라이트 주니어의 책이다.

이 책은 교과서적인 책이기 때문에 한두 시간에 다 읽고, 통찰력과 아이디어 정도를 얻는 데에 그칠 책이 아니다. 관계를 통한 섬김의 리더십에 대하여 성경적 토대와 경험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잘 엮어 한 한기 한 과목의 교과서로 다루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깊이가 있는 책이다. 현장에서 목회 사역에 힘쓰시는 목회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내어서 읽고, 자기 사역을 투영해 보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관계 맺기에 취약한 자기 자신을 스스로 계발하여 갈 수 있는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은 성도들도 목사님과 좋은 관계 맺기를 갈망하고 있다.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과의 관계를 비롯해 평신도 지도자들, 특히 장로님들이나 소그룹의 리더들과의 좋은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는, 그 무엇으로도 좋은 영적 리더십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 관계를 통한 리더십이라고 해서 좋은 사람에게 좋고, 싫은 사람에게 억지로 관계를 도모하라는 것이 아니다.

좋은 리더란 그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과정과 방법에 있어서, 관계적 영향력을 잘 펼쳐나갈 줄 아는 리더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리젠트칼리지의 학장을 오랫동안 역임하기도 한 저자가 신학교라는 공동체를 이끌고 가는 지도자로서 겪었던 체험을 가지고, 이민교회 목회적 리더십의 상황에서 잘 적용하여 시도해 볼만한 실제적인 제안들을 제공해 준다.

혹시 한국사회와 교회의 상황만 체험한 분들이, 캐나다와 미국과 같은 북미사회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이민교회에서 목회할 때에 볼 수 없었던 면을 볼 수 있는 눈이 떠지게 할 책이라고 믿는다.

글=갈보리믿음교회 강진웅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