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인생의 ‘전부(all)’라면 과언일까. 아니, 적어도 그에게 있어선 사실에 가깝다. 40여년을 한결같이 음악을 위한, 음악과 함께, 음악에 이끌린 삶을 살아온 음악인 최명용(사진·65) 씨. 남가주중부교회협의회 광복절 기념 찬양제를 이틀 앞두고 세리토스동양선교교회 성가대실에서 그를 만났다.

온화한 미소를 넘어 삶의 여유와 즐거움을 간직한 얼굴이랄까. 마치 청아하면서도 구슬이 굴러가듯 아름다운 음율이 내내 귓가에 들리는 듯한 저 신비로운 표정이 그의 첫인상이다.

최씨는 이번 찬양제에서 지휘봉을 잡고 성가대원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원래 전공은 지휘보다 성악이다. 프로필을 잠깐 언급하자면,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을 다녀온 뒤 한동안 영남대 부교수를 역임했다.

미국에 건너온 뒤 교회 음악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됐다. 미주총신 음악대학 학장을 맡아 학생들을 지도했고, LA동양선교교회에서 오랫동안 지휘자로 섬겨오다 애나하임으로 이사 가면서 세리토스동양선교교회로 적을 옮겼다. 올해로 스무돌을 맞은 무궁화여성합창단과 남가주 서울대총동장회합창단 지휘자로도 활동해 오고 있다.

광복을 맞아 그가 선택한 곡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인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자유와 평화(Chorus of the Hebrew Slaves)’라는 곡이다. 이민생활의 애환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노랫말은 사정에 맞게 개사 번역했는데 앞부분만 소개하자면 대강 이렇다. “하나님 우리에게 자유를, 자비와 긍휼을 베푸시며 우리들의 민족을 구원하사 주님의 크신 뜻을 이루소서. 압박과 설움에서 우리를 건지사 자유와 평화를 우리에게 주소서.” 이 찬양을 통해 광복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선조들의 얼을 기리는 자리가 되길 그는 염원했다. 동시에 종교적으로도 ‘한 마음 한 뜻’이 되길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