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가 중국 공안에게 체포되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우연히 만난 탈북자를 돕던 전재귀 선교사도 36일째 현지 공안에 체포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독시민단체인 기독교사회책임(공동대표 서경석 목사)과 탈북난민북한구원한국교회연합(상임대표 최병두 목사)은 14일 오후 2시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정재귀 목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재귀 목사(51세)는 부산하나로교회(담임 이재우 목사, 예장 국제합동) 소속 목사로, 2010년부터 중국에서 조선족을 돕는 활동을 해오다 올해 3월 우연히 조선족인 줄 알고 만난 5명의 탈북자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숙소를 제공하는 등 구호활동을 펼쳤다. 전 목사는 지난 6월 중순 한국을 방문하고 9일 중국으로 입국하던 중 할빈공항 입국장에서 ‘탈북자밀입국알선죄’로 무장경찰에 체포되어, 36일째 산둥성 연태시 간수소(구치소)에 억류되어 있다.

외교통상부 확인결과 전 목사는 중국 산둥성 변방부대 무장경찰 당국으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 있으며, 지난 8월 6일 한 달 만에 실시된 영사면담을 통해 “체포 연행되는 과정에서 중국공안원에게 압수당한 본인 핸드폰으로 수 차례 머리를 가격당하고 두 차례나 숨이 멎을 정도로 목이 졸리는 등 가혹행위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중국정부는 전재귀 목사에 대한 가혹행위를 사죄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수호할 것 ▲한국정부는 전 목사에 대한 가혹행위를 철저히 조사하여 중국정부에 관련자의 엄중한 문책과 재발방지 및 전 목사의 석방을 강력 촉구할 것 ▲양국정부는 각각 수감된 해당국민에 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 조치하며 탈북난민과 북한인권운동가들의 인권을 보호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 목사의 아내인 박성자 사모도 참석해 “대한민국 정부는 전재귀 목사의 송환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탈북자 인권문제는 우리 모두가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강도 만난 이웃을 외면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탈북자들을 도와준 것이다. 형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헌신하다가 억류된 전 목사의 석방과 조기귀국을 위해 다 함께 마음 모아 기도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